우리는 평생 나를 찾아 헤맨다
오늘 소개할 책은 그레고리 번즈의 《나라는 착각》입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의 이 유명한 명제를 처음 들었을 때,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저는 오랫동안 이 말이 진리라고 믿어왔습니다. 생각하는 '나'가 있으니, 나는 분명 존재한다고요.
그런데 만약, 그 '나'라는 존재가 사실은 우리 뇌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착각이라면 어떨까요?
당신이 믿는 '나'는 진짜일까요?
그레고리 번즈의 《나라는 착각》은 20여 년간 뇌를 연구해 온 신경과학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조용하지만 강렬한 질문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그 무엇은 뇌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엮어 만든 하나의 '이야기'라고요. 마치 영화감독이 수많은 장면을 편집해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듯, 우리의 뇌는 매 순간 '나'라는 서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자아가 실제로는 뇌가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기 위해 구성하는 '편집된 이야기', 즉 '서사(narrative)'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구성은 이 복잡한 과정을 다섯 가지 주제와 연결하여 설명하며, 총 3부 18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부 편집된 자아
자아는 과거-현재-미래의 세 가지로 존재하며, 이 중 현재의 자아는 찰나의 순간에만 존재하는 망상이고 과거의 기억은 뇌의 불완전한 편집 과정(압축/스키마)을 거쳐 재구성된다고 설명합니다.
1장~3장은 자아의 시뮬레이션적 특성과 불완전한 기억, 그리고 '현재는 2초'10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통해 자아의 허구성을 논하며, 어린 시절의 '최초의 이야기'가 이후의 서사 모형(template)이 됨을 강조합니다.
4장~6장은 뇌가 '베이즈의 정리(Bayes' rule)'를 따라 '추측하는 뇌'로 작동하며 감각을 해석하는 과정을 다루고, 감정과 자아의 관계, 그리고 '내 안의 다중 인격들'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아의 유동성을 탐구합니다.
7장~8장은 자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한데 묶는 '서사'의 힘과 '이야기의 6가지 형태'와 같은 '최초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자아 정체성의 토대가 되는지 설명합니다.
제2부 만들어진 자아
자아가 사회적 환경과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9장~10장은 진화가 개인주의를 선호하지 않으며, '우리는 순응하도록 진화했다'는 점을 게임 이론(사슴 사냥 딜레마)과 사회 심리학 실험(애쉬의 실험)을 통해 보여주며 '나의 선택이라는 착각'을 지적합니다.
11장~13장은 믿음과 신앙, 법정에서의 뇌과학 등 무거운 주제를 통해 사회적 서사와 개인의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지 탐구합니다.
제3부 꿈꾸는 자아
과거의 오류를 딛고 미래의 자아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14장~18장은 '이야기가 뇌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쓰레기를 읽으면 쓰레기가 된다'라고 경고하며, '변화의 동력, 후회'를 통해 미래를 위한 '미래 방정식'을 제시하며 독자가 자신의 서사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할 힘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 책의 저자 의도는 명확합니다. 자아가 뇌의 계산 결과물이자 망상일지라도, 그 허구를 만들어내는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독자는 자신의 서사를 변화시켜 삶의 행로를 바꿀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문득 떠올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 그 기억은 정말 '진짜'일까요? 저자는 우리가 기억한다고 믿는 그 순간들조차 뇌가 압축하고, 재구성하고, 때로는 왜곡한 결과물이라고 말합니다.
조금 허무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오히려 위안을 받았습니다. 후회로 가득했던 선택들, 타인의 시선에 흔들렸던 수많은 순간들, SNS 속 완벽해 보이는 타인의 삶과 비교하며 느꼈던 초라함......,
이 모든 것이 결국 '불완전한 뇌가 만들어낸 하나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니, 조금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우리는 순응하도록 진화했다'라는 대목이었습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나다움'을 지키려 애쓰면서도, 동시에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발버둥 칩니다. N잡러로 살아가고, 갓생을 추구하며, SNS에 올릴 완벽한 순간을 연출합니다.
저자는 이것이 우리의 나약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진화한 뇌의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나요?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자아가 뇌가 만든 '이야기'라면, 우리는 그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다는 것. 나의 서사를 바꾸고 싶다면, 그럴 힘은 내 안에 이미 있습니다.
이 말은 뇌과학이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가능성입니다. 'I am angry(나는 화난 사람이다)' 대신 'I feel angry(나는 지금 화가 난다)'라고 말하는 작은 습관의 변화가, 실제로 우리의 뇌를 바꾸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해 본 적은 없나요? '나는 누구인가?, 이게 내가 맞는가?, 이대로 괜찮은가?'
이 책은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외부가 아닌, 바로 우리 안에 있다고 말합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SNS 속 허상이 아닌, 내 뇌가 만들어가는 '나만의 서사' 속에 있다고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쉽지 않습니다. 베이즈 정리, 포워드 모델, 계산신경과학......, 처음 듣는 용어들이 가득합니다. 저도 어떤 부분은 두세 번 읽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현명한 스승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지도를 건네줍니다.
-불현듯 '나는 누구인가'가 궁금해지는 밤이 있다면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것 같다면
-과거의 후회가 현재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미래의 나를 위해 오늘부터 무언가 바꾸고 싶다면
저자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자아를 발명하는 뇌의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거짓 서사를 피하고 미래의 나를 위한 서사를 만드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집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린 이 책, 《나라는 착각》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얻고, 미래의 당신을 위한 새로운 서사를 스스로 써 내려가는 경험 하면 좋겠습니다.
책속에서 마음에 드는 한 문장.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내가 읽는 이야기는 마음의 음식이다."
저자는 세익스피어의 연극<팀페스트>의 마지막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당신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게 내 귀에 이상하게 들려야만 해요." 당신의 삶을 살아가라. 이상한 이야기를 말하라!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는 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이상하고 독특하고 새로운 나만의 서사를 써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미래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