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눈꺼풀이 아팠다. 눈꺼풀을 깜박거릴 때마다.
거울을 봤더니 오른쪽 눈꺼풀이 부어올라있었다. 눈 다래끼다.
지난번에도 이런 증상이 있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눈 다래끼가 난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었다. 3일 되었다고 했더니 좀 더 있다가 곪으면 그때 다시 오라고 했다.
눈 다래끼 주변이 점점 발개지더니 속눈썹 주의에 하얀 고름이 보이는 듯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고름을 짜내기 시작했다. 양손으로 바지를 꼭 움켜쥐었다. "~아아..." 나도 모르게 비명이 흘러나왔다. 3번 정도 고름을 짜는 동안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전 내내 눈꺼풀을 깜박거릴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 신경 쓰였다. 회사 근처 병원을 찾았더니 치과와 성형외과밖에 없었다. 약국에 가서 눈 다래끼 약을 달라 했더니 한참을 찾더니 약 한 통을 주었다. 성형 관련 약과 치과 관련 약밖에 없는 듯.
오늘 아침, 눈이 더 부어올랐다. 눈 주위에 눈곱이 끼어 닦아냈다. 계속 거들먹 거린다. 걱정이다. 또 예전과 같은 과정을 겪을 걸 생각하니.
며칠 전부터 걱정이 하나 있었다. 아내는 시험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태평스럽게 신인가요 선발전 TV를 보고 있었다. 시험공부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나를 흘끗 쳐다보다 다시 TV를 봤다. 시끄럽다는 표정으로.
어제 아내가 자격시험을 치러 갔다. 이틀 밖에 공부하지 않아 떨어질까 걱정됐다. 아내가 시험 보는 시간 동안 기도했다. 이래 보긴 처음이다.
만약 떨어진다면 자존심 강한 아내가 견디기 힘들 거라는 걸 알기에.
그 시험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안다. 예전에 나도 그 시험을 친 적이 있었다.
5일간 교육받고 주말 문제풀이 반 수업을 듣고 겨우 합격한 시험이었다. 합격률이 30% 정도.
"아~ 합격이다" 아내가 휴대폰에 합격 메시지를 보고 소리 질렀다. 표정이 연애할 때 활짝 웃던, 양쪽 보조개가 폭 들어가는 이쁜 그 모습이 조금 보였다.
축하한다는 말보다 대단하다는 말을 했다. 머리가 좋다는 건 익히 안다. 내가 거짓말하는 거, 여자 있는 술집에 갔다 온 것까지, 기가 막히게 알아맞히는 능력이 있다. 혹시, 이 시험은 찍은 게 다 맞았나?
눈 다래끼를 안고 한동안 싸워야 한다. 병원에 가고, 약을 먹고, 세수도 조심조심하고, 남에게 옮길까 걱정도 하며.
삶은 안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시험을 친 아내가 떨어질까 걱정했지만 합격의 기쁜 소식이 왔다. 그 너머 또 원하지 않는 다루키란 손님이 왔다. 살살 달래서 보내는 수밖에.
시간이 다 해결해 준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했던가.
국내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걱정과 반추(같은 생각을 계속 되풀이하는 것)가 인지적 유연성이 떨어뜨린다고 한다.
인지적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한 가지 생각에 갇히거나 시야가 좁아진다는 뜻이다.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다. 걱정되는 일이 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된다.
아무리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아프고 곪고 터지고 마침내 새살이 돋는다.
걱정은 도움을 주러 오는 손님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잡음이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