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선거

의견은 듣고, 행동은 바로!

by 정글

"기호 4번 김*쁜!

"기호 7번 노*규!

"기호 8번 김*은!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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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 학생들이 모여 하얀 입김을 내 품으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게 해 달라고 고함을 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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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회장 선거가 있는 모양이었다. 8번까지 기호가 있는 걸 보니 8명 후보가 나온 모양이다. 앞쪽에는 노란색 조끼를 입은 교통정리 아저씨 모습이 흡사 국회의원 선거 때 교통정리하는 경찰처럼 느껴졌다. 피켓 중 큰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의견은 듣고, 행동은 바로!"


국회의원 선거 현수막 공략을 보면서 당선되면 저 공략을 과연 지킬까 의심이 들었지만, 왠지 저 친구를 뽑아주면 지킬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목도리 하고 장갑을 끼고 종종걸음으로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뜨거운 열기가 내 몸까지 느껴지는 듯했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호가 8번까지 있는 걸 보면, 7명은 학생회장 선거에서 탈락할 게 분명하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선출되지 않더라도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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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관 승진에서 4년 연속 탈락했었다. 회사를, 상사를, 동료를, 심지어 가족까지 원망하며 세상에서 가장 불만이 많은 '투덜이'로 변했었다. 늘 술에 찌들어 새벽에 집에 들어갔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내는 집을 나갔고, 가정은 엉망이 되어있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다. 술을 끊고 책을 읽으며 새로운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배운 것을 직원들과 독서모임 회원들에게 나누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최단 시간에 서기관으로 특별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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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실패와 좌절, 고통을 겪는다. 선거에서 낙선하거나, 승진에 떨어지거나, 시험에 불합격하거나, 면접에 떨어지는 등. 하지만, 그런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오늘 실패했던 성공했던 죽을 때까지 우리는 또 내일을 살아가야 한다. 하여, 오늘 시점에서 성공과 실패를 채점하려는 행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다. 마라톤은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완주가 중요하다. 인생 역시 마찬가지다. 살아 있는 한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금 이 시간도 시계 초침은 계속 움직이고 나도 움직인다. 살아있게 때문에.


초등학교 회장 선거 유세 팻말. "의견은 듣고, 행동은 바로!"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설사 초등학교 회장 선거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더라도. 이 문구를 기억하고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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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전이든 아름답지 않은 도전은 없다. 초등학교 회장선거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열정적이고 뜨겁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구애하는 순간처럼.


오늘, 책을 읽었든, 좋은 강의 영상을 봤든, 동기부여되는 글을 읽었든, 필사를 했던. '행동은 바로!' 하는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 행동하고 도전하는 당신이 아름답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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