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걷다가
발을 잘 못 디뎌 넘어질 뻔했다.
운전하는 데 앞이 잘 안 보였다.
특히, 방향을 바꾸려고 할 때
뒤쪽이 안 보여 겁이 났다.
밥을 먹는 데 젓가락 질을 엉뚱한 데 했다.
한쪽 눈을 감아야
거리를 측정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오른쪽
눈이 아프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자
위 눈꺼풀이 퉁퉁 해지더니
아프고 보는 게 불편했다.
눈 다래끼!
부산 서면에 있는 안과병원에 갔다.
간호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1시간에서 2시간 기다려야 해요!"
기다리려면 기다리고 말라면 말라는 말투였다.
이미 기다리는 사람들로 병원
대기실에는 꽉 찼다.
20명쯤 되어 보였다.
나도 그 틈에 끼어 기다렸다.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졸다가 일어나 진료실에 갔다.
의사는 내 눈 꺼풀을 기구로
들어 올렸다.
안약을 눈에 넣고
주사기 같은 걸로
쿡 찌르더니 고름을 짜 냈다.
두 손으로 바지춤을 꽉 지었다.
"아~ 아~"
비명을 질렀다.
"환자분 조금만 참으세요.
다 되어 갑니다."
눈물인지 약물인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약국에 갔다..
오염을 방지하는 약 2통
눈꺼풀에 바르는 연고 1개
인공 눈물 1통.
3일 동안 먹어야 했다.
졸지에 나는 애꾸눈 선장이 되었다.
보는 사람마다
"어쩌다가 그렇게..., "
안부 인사를 했다.
기나긴 시간을 걸쳐
오늘 아침 안대를 풀었다.
한쪽 눈을 안 감아도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약을 안 넣어도 된다.
운전하는 데도 편하다.
계단을 걸을 때도 좋다.
모든 사물이 두 배로
밝게 보였다.
우주 비행사 중 한 사람이었던
에드거 미첼이 한 말이다.
"지구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 우리는
즉시 전 지구적 의식을 갖게 된다.
사람들 관심, 세상에 만연한 불평등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요인들.
달 위에 서서 지구를 바라볼 때
국제 정치의 이해관계는 정말
사소하기 이를 데 없다.
당장 정치인들 목덜미를 움켜쥐고
이곳으로 데려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저길 내려다봐, 이 빌어먹을 놈들아!"
한쪽 눈을 보지 못하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두 눈을 가지고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랐다.
우리는 때로 세상을, 사물을
한쪽 눈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에드워드가 달에서
봤던 우주처럼
때론 우리 앞에 닥친 일들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여, 아내 잔소리가 듣기 싫지만
옆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기로
마음먹었다.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데
잔소리가 뭐~ 대수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닉부이치치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감사의 하루를!
https://www.youtube.com/watch?v=pBQM2qvaSaY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