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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by 정글

“국장님, 두 분(아내) 연금도 나오고, 먹고사는 데 지장 없는 데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요?”


지난달 건강검진을 받았고, 의사는 대장 용종을 하나 떼냈다고 했습니다. 보험금 청구를 위해 예전에 근무했던 우체국을 찾았습니다.


A**영업과장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내 두 손을 잡고 폴짝폴짝 뛰며 반겼습니다. 예전에 내가 근무했던 본청과 우체국 직원들 집합소 같았습니다. 얼굴은 아는 데 이름이 가물가물한 후배들도 있었습니다. 악수하며 서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하나같이 반기는 표정을 보니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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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고 책 쓰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날 찾으라”며 <글센티브책쓰기스쿨>의 라이팅 코치 정인구가 적혀 있는 명함을 건넸습니다.


“국장님, 두 분(아내) 연금도 나오고, 먹고사는 데 지장 없는 데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요?” 이제 퇴직했는데 쉬어도 되지 않느냐며 이상한 표정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8년 전부터 술을 끊고, 매일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 미라클 모닝, 독서 모임, 글쓰기, 한인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부산큰솔나비 독서포럼’을 183회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개운한정리수납연구소>를 창업해 열정적으로 사업체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삶이 벌란 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1월 초, 남선교회 신년회 기도회 때 목사님의 설교가 생각났습니다. 한 목사님의 간증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신학대학교 졸업할 때 전 과목 A+을 받았다고 해요. 모두 대형교회 담임목사로 갈 거라고 예상했지만, 그는 시내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오지 깡촌마을 교회 담임목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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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골 마을 사람들의 기도 부탁이 주로 “우리 소 새끼 잘 낳게 기도해 주세요!”였다고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골 목회에 회의감이 들었고, 도시교회로 옮기고 싶다고 10년 넘게 기도했지만 응답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아들마저 하나님이 먼저 데려가셨습니다. 하나님께 원망하며 기도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50여 년을 시골교회에서 목회하고 은퇴했습니다. 비록 깡촌 마을 목사였지만 헛된 삶이 아니었습니다. 목회 당시 교인이 2~3명이었던 교회가 은퇴할 때는 스무 다섯 가정이 되었고, 마을 전체가 믿는 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스무 다섯가정 자녀들은 반듯하게 성장하여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장로, 권사, 집사로 교회를 섬기며 믿음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틀림없이 하나님은 그 목사님의 삶을 귀하게 여기실 것이고 기뻐하실 것이라며 설교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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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명대사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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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대사를 보며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너는 나에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 바뀐 시험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에게 알려주겠다고 합니다.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입니다.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우영우의 드라마 대사처럼,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봄날의 햇살임에 틀림없습니다.


어떤 삶이든 아름답지 않은 삶은 없습니다. 다만 내가 사는 삶을 하찮게 여기거나 못마땅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수많은 실패와 실수를 했지만 지금까지 이겨냈습니다. 나 자신을 믿어도 충분합니다. 나를 신뢰해도 좋습니다.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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