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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삶에서 생산자의 삶으로

by 정글


세상엔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최승자.

은유.《쓰기의 말들》필사, 사십두번째이야기,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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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수집>

기사에서 키 149센티미터 체중 49킬로그램으로 삭은 몸,

책갈피에서 얇아진 낙엽 같은 시인이 들어 있었다.

인의 눈빛은 여전히 형형했다.

"문학은 슬픔의 축척이지, 즐거움의 축적이 아니거든요.

세상을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시인의 이 말을 한동안 품고 살았다.

타락한 세상에 진저리 칠 때마다 그런 세상에 별일 없이 사는

나를 볼 때마다 한탄하지 아니하고 써 내려갈 이유를 얻었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더듬어 보았다.

다른 무엇이 보일까 두리번거렸다.

책상 앞에서 내 인생의 /가장 큰 천국이었음을 깨닫는다.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넷플릭스 접속해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봤다. 익숙한 <타자>, 보이스 피싱 <시민 덕희>, 숨막히고 통쾌한<이콸라이즈 시리즈1>까지.


유튜브에서 드라마 <얼어죽을 연애 따위>전편과 코미디 <서울의 달> 전편을 봤다. 그외에도 유튜브 쇼츠와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순식간에 이틀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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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편안할수가 없었다. 접속하고 화면을 보고만 있으면 됐다. 아무 생각없이 눈은 화면을 응시하고, 손은 광일이나 간식거리를 집어들고, 입은 그저 씹기만 하면 되는 시간이었다.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소비하는 삶은 참으로 쉬웠다. 머리를 쓸 필요도, 애써 무언가를 만들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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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틀이 지나고 나니 허무함이 밀려왔다.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 순간의 즐거움과 자극적뿐이었다.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삶은 편안하지만, 자신에게 동아오는 유깅은 별로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세상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는게 아닐까.


SNS에는 여행하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넘친다. 하지마 그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글은 찾기 힘들다. 책을 읽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영상에 익숙해져 굳이 꼬리타분한 활자를 보려하지 않는다.


책을 읽었다 해도, 서평이나 독후감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 더구나 책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될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 작가로 등록된 사람은 1%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 3%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삶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생산자의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다.

생산자의 삶을 사는 3가지 방법.

첫째, 일상을 요약하고 기록하기

영행이나 맛집에서 찍은 사진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그 순간의 행복을 누리는데 시간을 시간을 보낸다. 그 진짜 행복한 순간을 글로 기록해서 남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나의 감상과 생각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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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책을 읽고 나만의 문장으로 표현하기.

독서는 노동이다. 단순히 책을 완독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대신, 서툴러도 좋으니 자기 문장으로 생각을 표현한다. 독서노트나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기는 자체가 생산적인 활동이다. 정희진작가는 "책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면 책을 쓴 작가보다 더 내것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몸으로 체득하는 '체독體讀'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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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글쓰기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독서와 더불어 글쓰기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승자 시인은 "문학은 슬픔의 축척이자 즐거움의 축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시를 쓸 수 없다는 말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편함과 슬픔을 외면하지 말고 마주하는 것이 생산의 시작임을 의미한다. 은유작가는 "타락한 세상에 진저리 칠 때마다, 그런 세상에 별일 없이 사는 나를 볼 때마다 한탄하지 아니하고 써 내려갈 이유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최승자시인이 "책상앞에서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천국"임을 깨달았던 것 처럼. 글쓰기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나만의 천국을 짓는 과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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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것에, 쉬운 것에 익숙한 세상이다. 책이나 긴 글보다 자극적이고 짧은 쇼츠 영상에 열광한다. 하지만 성공을 원한다면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도 자꾸 하다 보면 좋아지고, 좋아지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즐기게 된다. 소비하는 삶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봄에 씨 뿌리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가을에 열매를 절대 얻을 수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 진리는 항상 곁에 있다. 상반기를 돌아보니 호기롭게 시작했던 2025년의 뜨거운 열기가 식어버렸다. 다시 쟁기를 짊어지고 소를 몰고 밭으로 나가 씨를 뿌릴 시간이다. 연말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미리 당겨 뜨거운 7월의 크리스마스 맞이하련다. 이제 생산자의 삶으로!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미래가 됩니다."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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