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잘 사는 중.
코로나를 전 후로 해서 갑자기 파이어족 열풍이 불었다. 바이러스로 모든 생활양식이 흔들리다 보니, 전처럼 고통을 인내하며 사는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았나 보다. 하지만 벼락부자가 벼락거지 된다고, 치솟던 코인이며 주식 같은 자산들이 급락을 하자 이제는 파이어를 외치던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사이에서 아직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는 나.... 은퇴를 한지는 이제 3년이 다 되어간다. 얼마 전에 그동안의 수익 지출을 결산해 보았다. 오히려 3천만 원 정도 자산이 늘었으니, 나의 파이어선언은 어느 정도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뭐든 거창하지 않아야 오래간다. 파이어족은 돈이 많아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부자라기보다는, 적게 쓰기 때문에 적게 벌어도 되는 사람에 가깝다. 특히 1인 생활자, 솔로라 가능한 단출한 파이어족이다.
3년 전 회사를 퇴사하면서 했던 다짐도 명확하고 실현하기 쉬웠다. 누구나 말리던 퇴사...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나의 은퇴는 두 가지만 피하면 망하지 않는다. 첫째는 무리한 투자로 모은 돈을 잃는 것. 둘째는 건강을 잃는 것이다" 목표가 낮으니 당연히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나의 파이어는 아직도 순항 중이다.
아무래도 매뉴얼이 없는 길을 가는 중이니, 비슷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이나 글을 자주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나와 같은 1인분 파이어 족은 흔치 않다. 자녀가 있는 가족의 형태도 많지 않고, 세계여행을 다니는 부부 유튜버의 형태가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다.
일단은 자녀가 있다면 필수 생활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에 근로를 하지 않기 위해 모아야 하는 자산이 매우 높아 아무나 할 수없다. 그렇다면 솔로 파이어족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잘 다니던 멀쩡한 회사를 그만두는 엄청난 결정에 함께 고민해 주고, 함께 긍정해 주는 사람이 없다.
감정적으로든 금전적으로든 믿을 구석이 없으니 혼자서 같은 고민을 무수히 반복했다. 나와 같은 가치관을 지닌 이가 옆에 있었다면, 내 생각에 힘을 더하고 확신하기 쉬웠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함께 고민할 사람이 없으니, 과거의 나와의 대화에서 확신 한 조각을 얻었다.
짐정리를 하다 발견한 2016년도의 다이어리... 그 속의 어린 나는 21년도의 퇴사를 계획해 놓았다. 그리하여 22년도의 나는 끝없는 고민에 방점을 찍고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를 결심한 후의 삶도 그러하다. 시간은 매일매일 남아돌고, 젊은 육체는 아직 새로운 무언가를 원한다.
이게 맞는 것인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자기 확신은 끊임없이 요구된다. 그 고독하고 조용한 분투 중에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아직은 성공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소중하고 빛나는 나의 자유여정. 나와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더 깊이 해 볼 요량이다. 그 와중에 한 문장이라도 어떤 사람에게 닿는다면 더욱 감사한 일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