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텃밭에 심어두었던 쌈 채소들도 계절을 따라 수명을 다해가고 있네요.
장마와 무더위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줄 알면서도,
상추 한 장이라도 더 수확하고 싶은 마음에 뽑지 못하고 두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꽃대가 올라와 버린 상추를 보며,
“보내줄 때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텃밭은 계절을 두 번 품습니다.
봄에 심고 여름에 거둔 뒤, 다시 가을을 준비하지요.
작은 텃밭 하나에도 ‘2모작’이라는 이름의 순환이 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인 지금,
새로운 씨앗을 작은 화분에 뿌리고 있습니다.
곧 옮겨 심을 생각에 들뜬 마음과 함께,
이 무더운 여름에도 식물은 왕성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충분한 햇살, 넉넉한 수분.
삶을 지탱하는 조건만 갖춰진다면 생명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이 과정을 바라보며, 문득 사람의 삶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한 번쯤 ‘인생 2모작’을 준비하게 됩니다.
20대의 직장, 30대의 도전은 분명 처음이라 서툴렀습니다.
정성과 관심, 배움과 실패가 뒤섞인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40대 이후,
이전의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또 다른 일, 또 다른 삶을 꿈꾸게 됩니다.
어쩌면 2모작의 시점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일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처음 같지 않지만,
이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마음과 기술이 있습니다.
요즘은 평생 다섯 번 이상 커리어를 바꾸는 시대라고 합니다.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
돈이 목적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사람,
혹은 꿈꾸던 곳에서 한 달 살아보기를 실현하는 사람들처럼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 2모작, 3모작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4모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50대 이후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삶을 꿈꾸고 있지요.
그 꿈은 지금까지의 실패와 성공,
좌절과 설렘 위에 쌓인 경험들이 바탕이 될 것입니다.
모든 시작은 낯설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번 해본 사람은, 두 번째가 조금 덜 어렵습니다.
이직도, 창업도, 새로운 도전도
처음보다는 두 번째가 수월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힘들다고 멈추지 마세요.
지금 겪고 있는 고난조차도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또 다른 계절을 위한 경험의 거름이 될 것입니다.
사람은 또 다른 삶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