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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다 May 31. 2020

우리나라 시위 문화가 대단함을 이제야 알았다.

왜 미국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폭동으로 발전하는지 모르겠다.

2020년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과정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목이 졸려 숨졌다. 분명한 과잉진압으로 보였고 이 경관은 기소되었지만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5월 30일 현재까지 미네소타, 워싱턴 D.C., LA 등 많은 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시위자들에 대한 단어가 protesters에서 riots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시위자와 폭도의 단어가 다름을 알았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가 왜 번화가 상가를 부수고 불지르는 것으로 변질되어야 하는지. 폭동이 경찰이나 백인이 유색인을 '빈틈을 보이면 폭도가 되는 무리'로 보게하는 정당성을 부여함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자신들의 가치를 떨어뜨림을 모르는 것일까?


사는 곳이 비교적 인구밀도가 높지 않은 곳이라 여기서도 이런 시위가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낮에 TV를 틀어보니 상대적으로 꽤 큰 옆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났다고 했다. 낮동안에는 꽤 평화로워 보였다. 뉴스를 끄고싶지 않았다.



해가 질 무렵인 저녁 8시부터는 화면이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해산명령에도 해산하지 않는 시위대에게 최루가스(tear gas)를 쓰기 시작했다.



곧 재정렬한 시위대가 "Don't shoot!"을 외치며 손을 들고 전진하자 경찰이 물러서기도 했다. 대부분은 "Black lives are matter!"을 쓴 피켓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기 위해 시위대에서  자리를 지켰다.


문제는 몇 명의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상가 건물의 열린 공간으로 가서 짐 쌓을 때 받치는 나무(palate)를 쌓아 불을 붙였다. 어떤 이는 빈 상가 건물에 들어가 창밖으로 뭔가를 던졌다. 벽의 나란한 창문 세 장을 다 깨어버렸다. 어떤 건물에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가 되어있다. 자세히 보니 그런 행위를 모두 동조하는 것 같지 않았다.



어떤 남자는 경찰과 평화롭게 대치중인 곳으로 공연히 걸어가가 길의 캔을 주워들더니 경찰쪽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유유히 돌아나와 시위 무리를 지나 화면 오른쪽으로 나가버렸다. 정작 시위대는 차분히 잘 서있는 동안이었다.


저녁 9시 반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전체적인 시위대는 폭력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인종차별로 인한 살인에 항의하는 것은 확실히 알겠지만 이런 시위가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시위대가 폭력없이 자신들의 의견을 잘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유색인종들을 존중해야한다는 의견을 확실히 전달할 방법임을 제발 깨달으면 좋겠다. 평소의 불만과 일탈행위를 풀어놓을 기회라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이 마음대로 행동하게 둔다면 시위대의 정당성은 없어질 것이다.


대한민국. 그 수많은 시민이 모여서 평화롭게 시위를 하고 상가 하나 불내지 않고 의견을 제시한 끝에 대통령을 바꾼 국가.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신기하게 보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하고 있는 요즘이다.


제발 미국 전역의 교민을 비롯한 무고한 시민들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쓰는 잠시 사이에 CVS(약국)을 약탈하고 있다는 화면이 나왔다.


더 이상 시위가 아니라 범죄행위라고 하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들린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불을 붙이더니 그 불을 발로 차 상가 안으로 밀어넣는 남자가 보인다. 그냥 범죄자일 뿐이다.


일반 시위자들이 이 뉴스를 보게되면 얼마나 허무할까 싶다. 제발 더 이상의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왜 마틴 루터 킹이 대단한 분이셨는가도 세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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