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추세를 들여다보면.... AI는 필히 인류의 개인비서가 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재출시되는 Google glass만 해도 그렇다. 이전 Google glass는 '좋긴 한데 저걸 누가 사'였다면 이번에는 '사볼만 한데?'로 마음이 슬쩍 옮겨간다. 이번 glass는 AI랑 결합하여 증강현실을 구현하고 실시간 번역을 지원한다고 하니, 요거 하나 잘 쓰고 있으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친구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 보는 낮선나라 여인에게 말을 걸고, 그럴싸한 식사를 대접하는 게 가능해지는 거임)
Google glass만 이러랴. 이제 AI 서비스를 API화하여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미 안경점 앱에서는 내 얼굴을 학습한 후 적합한 안경을 추천하고 그 안경을 써본 모습을 가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저작권이 없는 AI음반을 내는 아티스트가 생겨나서 bgm 시장의 판도도 바뀔 수 있다. 음성으로 입력하면 내 캘린더에 바로 일정을 생성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머지않아 대중화될 것이다. 이렇듯 AI는 인간의 날개가 되어 인간이 기존에는 상상만 했거나 도전하기 어려웠던 영역들을 잠금해제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GI의 등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AI를 'AGI'라고 부르려면, AGI가 인간의 정신작용을 모두 구현한 상태여야 할텐데. 그러한 AGI를 우리는 인간 취급을 할 수 있을까? 의견이 분분하지만 'AGI가 감이 어디서 인간이 되려고?'나는 시선을 지닌 사람들을 적잖이 본다. 그래, 적어도 몸이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면 인간이 당장 심적으로 AGI를 인간취급을 하기 어려울 것도 같다. 영화 <바이센테니얼맨>만 봐도 충분히 예측할 법 하고 말이다.
하지만 눈부신 발전으로 살결, 감각기관, 신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작용 (DNA의 구현, 미생물 체계 등)이 기술적으로 재구성 되었으며 실수나 착각까지도 본인 것으로 만든 AGI를 인간이라고 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지금까지 과학은 발전해왔고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계속 밝혀나가고 있다. 이 추세가 멈추지 않을테지. 그리고 미래에는 지금보다도 더 많은 과학적인 발견이 있을진대. 당장 인류가 공멸할만한 어떤 사건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과학발전이 신체 재구성을 할 수 있는 특이점은 언젠가 오지 않을까? (일단 시작은 휴머노이드로 하고 있고?) 그 쯤 되면 인류는 AI를 기반으로 발전한 AGI에게 인류의 다음을 내어주더라도 아쉬울 게 있을까? (이쯤 되면 과학발전을 응원해야 할지 말지 아리까리 해 지기도?)
이런 추세에 대하여 인류 구성원들은 좋다/싫다의 반응 및 그 강도가 다양할 것이다. 그에 따라 자연히 여론분열도 있을 것이다. 인간 개개인이 마치 감각기관의 세포와 같이 외부자극에 대한 역치가 다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민주주의 사회가 복작복작한 이유기도 하겠고. 여하튼 좋든 싫든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 어느 정도 방향이 정해져 있는 가운데 미시적으로는 개개의 인간이 나름 자유의지를 발현하며 옥신각신 한다. 마치 양자가 미시적으로 움직이는 데 있어서는 온갖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경로가 정해져 있듯이.
어쩌면 말이다, 인류가 AGI를 창 창조할만큼의 수리물리과학적 성취를 이루어낸다면, 인류는 신이 될지도 모르겠다. AI도 그렇고 computer도 그렇고 소프트웨어라는 게 우주가 돌아가는 원리(수학)을 결합하여 구현되는 대상이지 않던가. 게다가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의하여 신체를 재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과학기술이 특이점을 지난다면, 그리고 그 둘이 결합한다면 인간은 그 존재만으로 생물을 창조할 수 있는 신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것이다.
그걸 멈출것 같냐고? 내 보기에는 멈추지 못할 것같다. 꼭 어디서 지같은 걸 만들고 싶어하는 욕망을 도무지 내려놓을 줄을 모르는 인류는 어떻게든 본인을 재구성 해 내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구매행위 및 창조행위는 사실상 자기 안의 자아를 현신화시키는 과정에 불과하다. 매슬로우는 이를 '자아실현의 욕구'라고 불렀고, 마케팅에서는 니즈(Needs, 본원적인 소유 욕구)라고 불렀을 뿐이다. 이 욕구 때문에 생산, 소비, 교환이 성립되어 경제학도 생기는 것이다. 이 욕구 때문에 AI도 나오고 휴머노이드도 나오고 각종 디바이스가 나오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조금도 오바스럽게 생각을 해 보자면, 현재의 인류가 신적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 역시도 그 이전에 있었던 그 어떤 존재에 의해 '창조된 존재'였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싶었다. 아 물론 이건 내 착각일 수도 있다. AI도 착각((Hallucination)을 하는데, 인간이라고 못할 건 어디있으랴. 그런 착각에 취해 오늘도 인간은 욕망이 이끄는 대로 자아실현 중이다. 그 종착점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아찔하고 설레면서 무서운 인류 드라마는 오늘도 절찬리에 재생중이다.
1화. AI시대의 도래
2화. 관세음보살과 AGI
3화. GPT로 분칠한 사진을 보며
4화. 인간과 AI의 결합
5화. 유아 AI 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