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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by 힙스터보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한자로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쓰는 것보다 한글로 쓴 걸 훨씬 좋아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국시(國是, 국가의 이념이나 정책의 기본 방침)가 이와 같다는 건, 세종대왕님이 한글을 창제하셨던 수준으로 나에게는 뽕이 차오르는 일이다.


내가 한민족의 후손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봐도, 반만년 전에 세웠던 나라의 기본 방향이 뭍사람들에게 널리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명시한 수준이 참으로 놀랍다. 고조선이 세워진 때를 기점으로 전 후 천 년 동안 세워진 나라들 중에 저만한 철학을 가지고 운영되던 나라가 있었던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사람들~ 여기여기 모여라~~

진짜... 유튜브를 보다 보면 글감으로 뽑아 쓸 소재들이 여름밤 은하수만큼이나 많다. (내가 이래서 유튜브를 끊을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 우연히 접한 쇼츠가 너무 인상 깊어서 얼른 수영짐과 수업교재를 챙겨 나가야 하는 와중에도 글을 쓴다. 내용은 강제이주를 당했던 고려인의 일화를 다루는데.


역사적으로 고려인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소련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한다. 그 땅은 춥고 황량하기 짝이 없었으나 고려인들은 7년의 정착 끝에 드디어 개간에 성공한다. 하여 고려 사람들에게는 '물도 없는 척박한 땅에 보내도 죽지 않는다'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또 다시 시작된다. 체첸인들 역시 고려인들처럼 소련에 의해 강제이주당를 당한다. 고려인들은 이들을 위해 음식과 물을 내어주고, 아이를 키워주고, 농작을 하는 방법을 전파해 주었다. 이것이야 말로 구원이 아니겠는가. 쇼츠에 의하면 지금까지도 체첸인들은 고려인을 은인으로 여긴다고.


하도 믿을 게 못 되는 세상이라, 이 쇼츠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AI에게 사실여부를 검증하라 했다. 답변을 요약하면,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일부 각색이 더해졌을 가능성은 염두해야 하나, 핵심적이 내용은 진실이다'라고 하더라.


와... 이 정도 되면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크~ 취한다.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더! ㅋㅋㅋㅋㅋㅋ


학교 꼴이 저게 뭐냐잉 ㅋㅋㅋㅋㅋㅋㅋ


홍익인간을 말하다보니 홍익대학교가 떠오른다. 대한민국 미대 원 탑을 꼽으라면 과히 원탑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교 아니던가. 왜 저 학교가 '홍익'대학교가 되었는지 찾아보니 건학이념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라고 하더라.


미술이라는 장르가 인간의 창의성과 인본주의적 몸부림의 결과물임을 감안하면, 건학이념 하나는 기가 막히게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포스트 모더니즘이 판을 치는 시대에,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야 말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 어떤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도 싶고 말이다.


그러니 지나가다가 이 글을 본 홍대생들은 본인 학교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되시겠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시라. 땅땅땅! 아 그렇다고 내가 외대랑 홍대라 둘 다 붙었는데 홍대가 더 좋다고 정신승리 하자는 건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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