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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Sep 23. 2019

고객은 결과물이 아닌 ‘당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인다

Written by 클래미

대학교 경영학 수업에서 인상 깊게 본 TED 영상이 있다. 무려 2009년에 올라온 영상인데 스티브 잡스, 마틴 루터 킹 등을 통해 각 분야 리더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왜 더 효과적인지를 설명한다.


위대한 리더들은 WHY(목적) > HOW(방법) > WHAT(결과)의 순서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사람들은 당신이 무엇을 제공하는지보다 당신의 신념(왜 그 일을 하는지)에 공감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WHY :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 및 존재 이유
HOW : WHY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
WHAT : HOW의 결과물(제품/서비스)

하지만, 일반적인 회사들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WHAT > HOW > WHY의 순서로 이뤄진다. 예시로 컴퓨터 제조사인 델과 애플의 광고를 비교해보자.

현재 애플은 다양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두 회사는 컴퓨터 제조사에 불과했으며 제품 자체에 대한 차별화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데 있어 정반대의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였다. 당신이 고객이라면 과연 어떤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가?


WHY부터 접근하여 근본적인 목적을 먼저 설정하고 제시한다.

가끔 "매출 XXX 달성” or “3년 내 업계 1위"가 회사의 목적으로 치부되곤 하는데, 이는 목적이 아닌 결과물이며 WHY가 아닌 WHAT에 가깝다. 오히려, 아마존의 말을 빌려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 되기"가 WHY이며, HOW는 "고객 경험 개선, 플라이휠 전략, 절약하는 문화 구축", WHAT은 "드론 배송, 프라임 멤버십 제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이키도 마찬가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떠올리면 스포츠 정신과 여러 부문의 운동선수를 주로 부각하되, 얼마나 많은 에어가 들었는지 경쟁사인 아디다스나 리복이 비해 얼마나 가벼운지 등 결과 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 또한, 결과물은 언제든지 경쟁사에 의해 뒤집힐 수 있으나 한번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고유한 차별화 포인트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기업들은 모두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뚜렷한 목적과 비전이 있다. 그리고 왜 그러한 목적이 있으며 어떻게 성취하려고 하고 결국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게 되었는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직관적이고 진실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으며 마음과 지갑이 열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WHY가 설정되지 않는 선에서 제대로 된 WHAT을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항상 WHY는 먼저 염두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신념이 팬들에게 진심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바라보며, 행동(고된 연습과 음반 작업)이나 결과(음원 1위) 보다 목적(좋은 콘텐츠 만들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방시혁과 방탄소년단이 WHAT 대신 WHY를 우선시했다고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성공 전 여러 해의 무명 세월 때문이다. 만약 방시혁이 단지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꾸렸다면, 초반에 좋은 성적을 만들지 못한 방탄소년단은 이미 해체된 지 오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멤버들은 꾸준히 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비공식 음원들을 발표하고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집중했다. 결국 팬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고 그동안 모인 콘텐츠들이 쌓여가면서 인기가 폭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방탄소년단도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애초에 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한 것이 취지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며 이 모든 것이 비로소 팬들에게 잘 전달되었을 때 좋은 성적을 얻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하자 방시혁은 사업을 책임질 윤석준 공동대표를 선임하고 본인은 오로지 제작 부문을 담당할 공동대표를 맡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회사 매출이나 아티스트의 성적과 같은 WHAT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좋은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려는 WHY에만 최대한 집중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결국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WHY를 통해 WHAT을 끌어내려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 (물론 본인만의 전문성을 집중하여 극대화하기 위한 것도 맞다)


사람은 에 따라 판단한다.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애플스토어 앞에서 텐트를 치고 12시간 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 시간이 지나고 여유롭게 제품을 구입해도 되는데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초창기에 몇천만 원짜리 첫 평면 TV가 나왔을 때 구매하는 사람들과 같다. 이들은 제품의 기술력에 반응하여 구매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신념(새로운 혁신적인 제품을 가장 먼저 이용하고 싶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이성적인(?)으로 보이는 행동을 자초해서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인을 예시로 든다면 대부분의 대중은 그들의 10가지가 넘는 공약을 하나씩 비교하면서 선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출마하고자 한 배경 및 이유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공감하고 투표를 한다. 오히려 너무 공약과 계획을 앞세운 연설들은 크게 영감을 주지 못한다. 이것은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연설이 지금 들어도 마음에 찡하고 감동이 되는 이유다. 결국, 대중들은 연설가의 WHAT보다 WHY에 더욱 민감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내 삶에 대한 WHY(존재 이유)를 구체화해보자.

처음 만나더라도 상대방의 이야기에 깊게 끌리는 사람이 있다. 아직 내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하고자 하는 목적과 이유가 분명하고 내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면 말이다. 단순히 성공적인 마케팅이나 감동적인 연설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내 삶 전체 대한 WHY를 더 다듬고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결국 나는 무엇을 위해 살며, 어떨 때 가장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삶의 목적이 더욱 분명해질수록, 나의 동기가 더욱 강력해지고 남들에게 감동과 힘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는 호소력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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