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idi Sep 28. 2024

나는 나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을까?

스페인 1년 살기 중


난, 나에게 어떤 사람일까?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 중에서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의 시를 읊조리다 문득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위해 한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었는지 지난날을 돌이켜본다. 그리고 잠시, 나를 위해 열정적으로 했던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너'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위에서 인용한 시에서 '누구'를 '너'로 바꿔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나를 위해서 한 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는가?'


남과 비교하며 경쟁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한 번이라도 열정적으로 살았던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잠겨 내 주위를 둘러보니 한국에선 잘 볼 수 없었던 뜨거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만히 이들의 열정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조금씩 그들이 가진 열정과 용기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나를 위해서 그 에너지를 불태우다 보면 언젠간 그들처럼 나도 뜨거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삶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속해있던 사회는 인생에도 정답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모범 답안을 알려주고선 그 해답대로 따라 하면 된다고 한다. 그렇다. 그 답안대로 사는 게 가장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일 수도 있다. 나 역시 현실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때문에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없었다.


'내 삶은 생각보다 열정적이거나 뜨겁지가 않다.'

'왜 그럴까?'


잠시 여유를 가지고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내가 받았던 인생 문제에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인데, 그동안 '타인'의 기준으로 답을 구하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인지 나의 인생은 그리 재미있거나 흥미롭지 않았다. 그런데 이곳 스페인에서 만난 친구들은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도전하고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지난날의 나를 되돌아보니 나의 세상 속에는 진정한 나 자신이 빠져 있었던 적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겸손한 헤어디자이너의 위대한 꿈!


스페인 어학원에서 만난 이 친구는 30대 중반의 일본인 헤어디자이너이다.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많아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이 친구의 어머니는 아들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고 '미용기술을 배워보면 참 좋아할 거 같다.'며 어린 아들을 데리고 헤어숍을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그런 아들 또한 헤어디자이너의 멋진 모습에 매료되어 중학교 때부터 미용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어머니는 한결같이 그의 꿈을 응원해 주었단다. 이후 성인이 된 그는 훌륭한 헤어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첫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서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등 해외 7개국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각 나라별 추구하는 헤어스타일을 익혔고, 다양한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했다. 더불어 각 나라별 언어도 익혀 현재 여러 개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은 고객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보는 사람이든, 언어가 달라 말을 잘 못해도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 환한 미소로 인사하고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언제나 나에게 집중한 채 공감을 잘해준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 마음이 편해져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어졌다. 또한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낮추며 상대를 배려한다. 그래서 그의 주변엔 항상 좋은 사람들이 많이 따랐다.


큰 포부를 가졌으니 준비할게 많다. 그러나 항상 즐겁다.


어느 날 그에게 내 머리 손질을 부탁한 뒤 집으로 초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의 삶의 목적과 방향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일본 돌아가면 뭐 할 거야?"

"그동안 여러 국가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다양한 스타일을 배웠고, 경험을 쌓았어."

"그래서 이제 일본으로 돌아가서 나만의 헤어숍을 오픈할 거야."

"오~ 대단한데, 그럼 어디서 오픈할 거야?"

"도쿄에서 나의 첫 번째 헤어숍을 열거야."

"지금 나의 경력들은 도쿄에 살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야."

"맞네! 대부분 일본인 디자이너들은 영어를 잘 못하고, 해외 경력이 없으니깐."

"그곳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만 고객이 되어도 성공할 수 있겠다."

"첫 번째 헤어숍이 성공하면 2호점은 해외에서 오픈할 거야."

"그리고 나중에 경영에 대한 공부도 할 거야. 점차 사업이 커지면 꼭 필요할 거라 생각해."


일본인 친구는 오랜 전부터 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스스로 그렸고, 소원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차곡차곡 하나씩 원했던 것을 이루다 보니 또 다른 세상을 느껴보고 싶어 졌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 해외취업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큰 목표를 가질 수 있었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차곡차곡 필요한 것들을 즐기면서 만들어 가는 중이다. 비록 지금은 크게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했고 일본으로 돌아가면 본격적으로 그 꿈을 이뤄나갈 것이다.


난 이 친구를 존경한다. 그는 자신의 소망을 하나씩 실현시키면서 뜨거운 열정과 즐거움을 가지고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 나 또한 그에게서 내 꿈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용기를 배워본다.



'꿈을 향해서' - Hidi 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정의로운 젊은 활동가!


노르웨이에서 온 활동가, 그녀는 초록색 평화를 지키는 20대 활동가이다. 북유럽에서 온 이 친구는 자기 주관이 아주 뚜렷하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활동내역 중 인상적인 것은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 피켓을 들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사람들을 위해 정의로운 글을 쓴다. 현재 그녀는 인간의 권리에 대한 공부를 심도 있게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한참 이곳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다가 지금은 대학원에 합격 후 해당 공부를 하러 영국으로 떠났다.


'젊은 나이에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서 생각하고 행동을 할 수 있는 자 얼마나 있겠는가?'


이 친구의 취미는 암벽 타기와 스쿠버다이빙 등 스릴이 넘치는 스포츠이다. 그녀를 보고 있으니 문득 북유럽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왜 높은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들은 행복을 즐기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바로 남의 눈치를 보거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태도이다.


넌, 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데, 왜 난 못할까?


나는 그동안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리고 남의 눈치를 보느라 많은 시간을 그저 허비해 버렸다.


'어떻게 하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을까?'

'난 왜 못했던 것일까?'


자료를 검색해 보니 북유럽 사람들은 지리적 위치로 오랜 시간 동안 춥고 어두운 계절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보니 점차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고, 자연주의와 실용주의가 함께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행복해지려면 우선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고 내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나의 삶에 집중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타인의 삶과 그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 또한 인정하는 태도이다. 그리고 남에게 보여주기식의 허례허식 같은 불필요한 의식들을 버린 채 나에게 어울리는 것을 바라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나에게 오랫동안 식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느리지만 자신이 정한 결승점에

조금씩 다가가는 끈기 있는 거북이!


이솝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 동화 속 거북이를 닮은 그는 20대 중반, 항상 수업시간에 말없이 조용히 있는 중국인 친구다. 나와 그는 스페인어 어학원에서 가장 낮은 레벨 수업이 시작하는 첫날에 만났다. 첫인상은 아주 수수해 보였다. 비록 그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많은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서로 표정과 손짓으로 말하면서 지냈다.


우리 둘 모두 이곳에서 스페인어를 처음 배웠다. 그에게도, 나에게도 스페인어는 힘들기만 하다. 수업은 듣고 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가끔 선생님이 보충설명을 영어로 해주어도 그는 알아듣지 못하고 번역기에 의지했다. 첫 수업을 시작하고서 몇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친구가 말하는 스페인어는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렇다 보니 그는 레벨시험에 매번 합격하지 못하고 똑같은 과정을 반복해서 들어야만 했다.


무뚝뚝하게 잘 버틴다.
좋아하는 걸 할 땐, 눈치 따윈 보지 않는다.


항상 강의실에 1등으로 도착하고 결석도 없지만, 사람들하고 이야기는 잘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업시간에는 조용히 듣기만 했고, 가끔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떠듬떠듬거리며 대답을 한다. 낮은 스페인어 실력과 조용한 성격 때문에 다른 친구들도 그와 별로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친구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식지 않는 끈기와 더불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만큼은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그저 즐긴다는 것이다. 어느 날 수업시간에 자신은 음악을 좋아하고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취미라고 했다. 선생님은 한번 악기를 가져와서 연주해 보면 멋질 거 같다고 말씀하셨고 우리 누구도 그 말에 진심으로 반응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다음 날 그는 기타와 중국 전통피리 여러 개를 들고 와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 부르면서 악기를 연주했다. 그는 수줍어하면서도 당당히 자신만의 작은 공연을 끝까지 완주했다.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고 나 또한 전혀 상상해 보지 않았던 일이다. 떨면서 자신의 공연을 끝까지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난 그가 가진 용기와 패기가 부러웠다.


"넌 왜 이곳에 와서 스페인어를 배우니?"

"나는 스페인에서 살고 싶고 스페인어 자격증을 딴 뒤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어."


어느 날 강의실에 둘이 앉아 있을 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대부분의 중국 학생들은 이곳에서 일하고 살기 위해서 언어를 배운다고 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니 살짝 놀랐던 것 같다. 스페인에서 대학원에 들어가려면 높은 등급의 DELE(스페인어 자격증) 성적이 필요하다. 대화를 나눈 후 그의 스페인어 실력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가끔 걱정이 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난 2달간의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어학원을 잠시 쉬었다. 그리고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강의실에서 그를 다시 볼 수 있었고, 그의 스페인어 실력은 예전보다 훨씬 더 높아져 있었다. 내가 떠난 2개월의 휴식 기간 동안 그는 꾸준히 자신의 속도에 맞춰 실력을 조금씩 늘려갔던 것이다. 어느덧 그가 구사하는 스페인어는 예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올라 있었다. 지금도 가끔 그가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화된 것 없이 열심히 듣고, 기록한다. 정말 꾸준히 노력한다.


'난 이 친구처럼 식지 않는 열정을 가졌던 적이 있었던가?'


곁에서 자신의 속도에 맞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멋진 모습을 바라보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도 이 친구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진득하게 나아갈 수 있는 인내와 용기를 갖기를 바라본다. 또한 그 친구의 꿈도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국경 없이 희망을 찾아 떠나는

매력 넘치는 젊은 건축가!


일본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시아와 유럽의 매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얼굴에, 영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20대 영국인 친구가 있다. 그녀는 학창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했지만 원하던 프로선수는 되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이탈리아에서 건축 공부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대학원까지 마친 후 초보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 위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노는 걸 좋아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해야 할 일은 꼭 해낸다.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너무 잘 놀아서 공부를 잘 못할 것 같지만, 머리가 좋은지 수업시간엔 항상 정답을 말하고 끊임없이 선생님에게 본인이 이해되지 않는 것을 물어본다. 술과 파티를 좋아해서 새벽까지 술을 자주 마셨지만, 아침 수업엔 절대 빠지지 않고서 수업에 집중한다. 다른 학생들과 달리 숙제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 한다. 스페인어 수업 중 그녀의 노트를 살펴보면 언제나 깔끔하게 필기되어 있고, 매일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스페인어로 작문해서 선생님에게 별도로 검토를 받았다. 평소에 수업을 듣는 그 친구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그러다 남자아이처럼 껄껄대며 웃다가 다시 시크한 표정으로 수업을 듣길 반복한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넌 왜 스페인에 왔니?"

"스페인이 좋아서."

"왜?"

"사람들이 착하고 좋아. 그리고 이곳에서 건축가로 활동하고 싶어서."


그녀는 스페인이 너무 좋아서 이곳에 머물며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프리랜서 건축가로 일을 하면서 실무를 익히고 있다. 오전엔 공부하고, 오후엔 일하고, 저녁엔 논다. 체력도 좋고 정신력도 좋다.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적극적으로 찾으며 배워나간다. 거기에 국경의 제약 따윈 없다. 일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미지의 세계 속으로 뛰어들기 위한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가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말하면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 내고 있다. 나 또한 그녀에게서 강한 에너지를 얻는다.


꿈을 향해 도전하다. - Hidi 作.



뜨거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운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내 꿈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은 아내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나의 소망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낯설고, 어색하면서 부끄러웠다.


'난 왜 나의 꿈에 관한 이야기하는 게 부끄러울까?'


왜냐하면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를 향한 믿음이 없었다. 믿음이 없으니 내 마음속에는 나의 소원을 이룰 수 없을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채워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꿈 이야기하는 것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는 것처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진정되기를 바라는 이상을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소원은 이미 비눗방울처럼 사라졌다.


'진정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미래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그러면 몸과 마음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불태울 것이다!'


'스페인 1년 살기'를 실현하기 위해 3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마치고 지금은 소원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뜨거운 열정과 긍정의 에너지를 가진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아 가고 있다. 지금은 예전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글 쓰기를 하고 있다. 그것을 실천해 보니 '출간'이라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원하던 것을 하나씩 이뤄가다 보니 삶의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겸손한 헤어디자이너의 위대한 꿈!'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 정의로운 젊은 활동가!'

'느리지만 자신이 정한 결승점에 조금씩 다가가는 끈기 있는 거북이!'

'국경 없이 희망을 찾아 떠나는 매력 넘치는 젊은 건축가!'


나도 이들처럼 나의 목표를 위해서 도전하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리고 난 그들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당당하게 나의 꿈을 적어본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글 쓰기!'


어느 날 마드리드 근교로 여행하던 중 한국인 중년 부부를 우연히 만났다. 작은 마을에서 한국 사람을 만난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는데 딸아이가 한국말을 하는 것을 듣고는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주었다. 그 부부는 명예퇴직을 하고서 부부끼리 스페인을 여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우연히 인연이 되어, 차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스페인 1년 살기'를 실천하는 우리 부부에게 너무 잘한 선택을 했다며 공감하고 적극 응원해 주셨다. 그리고 함께 나눈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지금이 가장 좋을 때입니다.





이전 08화 포르투갈 여행, 딸아이의 긴급수술과 소중한 인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