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20 성탄절은 코로나 방역 2.5 단계로 격상되며 쓸쓸하고 조용하며 조금은 우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샤이니도 교회 주일학교에서 준비해 준 성탄 선물을 드라이브 스루로 교회에서 받았으며, 성탄절 예배도 온라인으로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에 비하면 올 성탄절은 한국에서 수년 만에 맞는 신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였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했지만, 얼음 성탄절, 프로즌 크리스마스가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성탄 대면 예배와 행사
온 세상이 얼어붙은 영하 19 도의 추운 날씨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온 식구가 교회로 향했다.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다 같이 드리는 성탄절 예배를 드리고 나서, 2 부로 차세대 아이들과 청년들의 성탄 찬양과 워쉽 댄스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성탄 축하 행사
*어린 시절의 성탄 추억
오래전 어린 시절 우리의 따뜻한 성탄절이 몽글몽글 떠올랐다.
톱밥 난로가 있던 교회의 교육관에서 성탄 연습을 하며 간식으로 귤을 까먹고, 난로 위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며 끓고 있던 생강차를 마시던 추억이 가슴을 뜨겁게 했다.
주일학교 선생님이셨던 엄마를 따라 매일 교회에 가서 성탄 율동을 연습하며, 알록달록 예쁜 옷을 맞춰 입고 무대 위에 올랐던 아이가 눈에 아른거렸다. 성탄 뮤지컬에서 천사 역을 맡아 노래를 불러야 했던 그 순간의 긴장감과 떨림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때 노래를 제대로 불렀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크리스마스이브의 새벽송
크리스마스이브는 성스럽고 환상으로 가득했다.
집으로 찾아와 마당에서 불러주던 새벽송을 듣고, 준비한 성탄 선물을 전해드리려고, 졸리는 눈꺼풀을 부릅뜨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쳐서 깜박 잠이 든 그 순간에 이미 따나 버린 새벽송을 놓치고 나서 억울해했던 아이.
운이 좋아서 곤히 자다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새벽에 울려 퍼지는 잔잔하고 은은한 새벽송을 들으며 준비한 선물을 부끄럽게 전해주던 아이가 지금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눈꽃이 핀 우리 동네
청소년이 되었을 때는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에 새벽송을 돌리 위해 교회에서 모여 떡국을 나눠 먹었다. 두꺼운 옷을 단단히 차려 입고는 호호 거리며 어른들을 따라 종종 거리며 따라다녔다. 스스로 가슴 뿌듯해하며 성탄 캐럴을 숨죽여 조용히 부르던 그 새벽의 차갑고도 따스한 기온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그저 이런 성탄의 추억을 가슴 한편에 담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복된 성탄
*코로나와 크리스마스
그리고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다.
코로나로 성탄절에 교회에도 갈 수 없었던 작년보다는 성탄 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 그저 감사했다.
무대에 오른 이들의 얼굴엔 마스크가 덮여 있고, 마스크를 뚫고 나오는 약간은 탁한 찬양 소리조차도 감사했다.
얼굴을 다 보여줄 수 없기에 눈으로 더 많은 것을 표현하고 말하는 성탄절.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마스크에 가려진 입술에서 많은 말을 걸러내야 하는 성탄절.
일 년에 한 번 밖에 부를 수 없는 성탄 노래를 부를 때조차도 마스크 때문에 더 목청을 높여야 하는 성탄절.
2021년 성탄절을 그렇게 보냈다.
*성탄 선물
샤이니는 성탄절 선물에 목숨을 걸고 있는 듯 보였다.
미리 받고 싶은 성탄 선물을 자전거라고 통보해 놓고는 착한 아이가 되겠다고 엄마를 돕고, 설거지에 청소에 12월 한 달 동안 착한 아이로 살았다.
다행히 D 마켓에서 거의 새 상품인 분홍색 삼천리 자전거를 찾아 몰래 사 와서 창고에 넣어두었다. 이미 아이는 엄마 아빠가 산타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본으로 묶은 자전거 선물은 성탄절 아침에 개봉했다.
성탄 예배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는 영하 19도의 날씨에도 자전거를 타며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다. 자전거 앞 바구니에는 퍼지를 태우고, 자전거를 뒤따르며 달리기 하는 꽃순이까지 모두 매서운 영하의 추위를 개의치 않아 보였다.
*선물 교환
우리 부부도 성탄절 선물 교환(?)을 했다. 남편을 위해 2022년도 새해 다이어리와 앞치마를 선물했는데 기뻐하는 남편 얼굴을 보니 성공이다. 그런데 내가 받은 선물은 홍삼석류 엑기스였다. 왠지 마음이 썩 기쁘지 않은 선물이라 살짝 실망감을 주었지만 선물은 기쁘게 받아야 하니까...그저 감사.
남편도 성탄 카드를 찾다가 못사고 말았단다. 크리스마스 카드 사는 일이 쉽지 않는 현실이 씁쓸하다.
자전거를 탄 산타와 강아지들
*추위와 귀차니즘
성탄절 예배와 바로 이어진 성탄 주일 예배를 드리고 나서 매서운 추위를 못 이기고 나는 귀차니즘과 무력감으로 따듯한 이불속을 너무 좋아하고 말았다. 이불 밖은 위험하고, 집 밖은 위험한 곳인 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