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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샨띠정 Apr 13. 2022

삼색 새 주말 힐링 드라마 3 개

'현재는 아람다워' '우리들의 블루스 ' '나의 해방 일지 '

오래전 영국에서 생활할 때, 한국 드라마와 시디(CD)들이 가득한 사랑방 같은 곳이 있었다.

박사과정을 공부하시던 동료분이 재미있는 드라마와 영화들을 다운로드해서 CD에 정성 들여 저장하여 목록을 만들어 커다란 파일을 만들어서 고향과 고국을 그리워하는 한인 교민들을 위해 무료로 빌려주시고 계셨다.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들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얼마나 사랑 많으신 분이셨는지, 그 따스한 마음과 배려를 생각하면 감사가 절로 우러나온다.


요즘이야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서 마음대로 원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때 그 시절은 그렇지가 못했다. 드라마와 영화 시디를 빌리러 가서 마음씨 좋은 사모님이 해주시는 밥 한 상도 얻어먹고 왔으니, 지금도 생각해 보면 그 시절 타국에서의 삶이 고단했지만 행복했다.

지금은 서울 영락교회의 부목사님으로 섬기고 계신 목사님과 사모님께 그 사랑 잊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6부작, 20부작, 30부작, 40, 50부작까지 있는 드라마를 다 보려면 엄청난 시간이 들어갔기에, 가능하면 드라마 대신 영화를 빌리려 했었다. 어쩌다 하프 텀 방학이나,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때는, 보고 싶었던 드라마였던 '태왕사신기'나 '이산'을 3박 4일 동안 몰아보다가 허리가 아프도록 보고, 잠을 안 자고 봐서 일상에 마비가 올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어느 한인 교회 장로님께서 밤새도록 한국 사극 드라마를 보시다가 교회에 오셔서 대표 기도를 하시다가 "하나님 아바마마"라든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대신에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로 기도를 마무리하셨다는 우스개 아닌 실화 같은 이야기가 나돌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무튼 나도 어찌 보면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마음에 드는 재미난 드라마를 만날 때 그렇다. 자주 보지는 않는다. 한국에 와서 몇몇 주말 드라마('한 번 다녀왔습니다', '오, 삼광 빌라')와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나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보면 기분 좋아지는 상큼한 드라마여서 참 좋았다.


이번에도 새로 시작하는 주말 드라마를 우연히,  사실 코로나로 확진되어 자가 격리를 하다가 몸이 조금 회복될 즈음이라  타이밍이 맞았다.   


1. KBS 2TV 주말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


저녁을 먹고 잠시 앉았더니, KBS 2 TV에서 '현재는 아름다워'를 한다. 저녁 8시 10분경 시작한다.

착하고 선한 어른들이 나와서 너무 좋은 드라마다. 아마도 난 악녀와 나쁜 남자를 싫어하는 모양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모든 등장인물들이 한두 명만 빼고는 선하고 착한 마음씨 좋은 사람들일까? 보는 내내 마음이 좋다. 아마도 종영 때까지 가능하면 쭉 챙겨 볼 거 같다.

내가 보는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첫째, 결혼에 대해 목매지 않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삼 형제이다. 물론 드라마 전개 상 형제들은 경쟁심을 갖고 결혼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둘째는 등장하는 두 부부가 눈에 들어온다. 박상원과 김혜옥, 그리고 변우민과 박지영이다. 중년 부부의 모습이 참 따스하고 보기 좋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저런 부모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일으켜서 좋다. 거기에다 박상원과 박지영은 어려서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입양된 후에 곱게 잘 자란 멋진 어른이 된 인물들이라서 더 좋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다.


2. tvn의 새 주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스물하나스물다섯'의 마지막 방송을 보고 새로운 드라마 예고편을 보면서 꼭 보리라 마음먹었던 드라마다. '우리들의 블루스'. '현재는 아름다워'가

끝나는 순간 채널을 돌리면 만날 수 있다.

일단 노희경 작가도 좋고, 옴니버스를 좋아한다. 주인공이 여럿이어서 더 좋고, 더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서 좋다. 이번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드라마다. 거기에다 출연진들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포진되어 있으니 당연히 봐야 할 드라마이다.

첫 에피소드 '한수와 은희' 편의 차승원과 이정은은 뭘 해도 재미있고, 실감 나는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연기자라 그저 좋다.


배경이 제주도여서 그것도 좋다. 사람 사는 냄새와 바다 풍경과 생선들을 실컷 볼 수 있으니 그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거기에다 이병헌은 어떠한가? 5일장을 돌아다니며 만물상을 하는 그의 모습은 실제 같아 보일 만큼 찰떡같다. 이병헌이 저런 역할을 하다니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었다. 거기에다 김혜자와 고두심은 어떠한가? 진짜 시골 동네 할머니 모습 그대로 친근감 있는 모습이 가슴이 측은하게까지 만들어주니 안 볼 수가 없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드라마다.


3. JTBC의 새로운 주말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우리들의 블루스'가 끝나고도 잠이 오지 않아 왠지 다른 채널을 돌려보았다. 몸이 아프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가만히 앉아 오랜만에 채널을 돌리고 돌리다가 우연히, 이건 정말 우연히 운명적으로 새로 시작한 또 다른 주말 드라마를 만났다. 바로 '나의 해방 일지'이다.

나의 해방일지

삼 남매가 눈에 들어왔다. 촌스러운 삼 남매란다. 누나, 남동생, 막내 여동생인 1남 2녀가 주인공이다. 서울로 직장을 다니며, 경기도에 사는 삼 남매의 이야기다. 어딘가 익숙해 보이는 게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흥미로운 드라마로 다가왔다. 나도 삼 남매로 1남 2녀다. 경기도에 살았다. 비슷하다. 나도 상당히 촌스러웠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다.


경기도 비하라는 반응도 있다지만, 뭔가 현실감 있고, 장면과 대사들이 예사롭지 않은 게 참 좋다.

그들의 모습은 친근하면서도 특별하지 않지만, 그들의 대화와 생각이 마음에 와닿았는다.


아무 대사가 없이 등장만 하는 손석구라는 배우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기며, 뭔가 깊은 고민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닮아 있어 보여 마음이 간다.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몸짓 만으로도 뭔가를 말해주며, 느낄 수 있는 드라마, 그런 드라마가 좋다.


청정 순수 맑은 드라마를 사랑한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드라마.


박해영 작가의 '나의 아저씨'와 '또 오해영'은 본 적이 없지만, 좋다는 평은 이미 들었기에 이번에도 청정 맑은 드라마가 탄생되리라 기대해 본다.


삼 색의 새 주말 힐링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밤 11시 30분이 지났다. 그래도 괜찮다.

시간이 그리 아깝게 느껴지지 않다니. 가능하면 챙겨보기로 마음먹었다.


요즘 나 자신에게 여유와 힐링을 줄 필요가 있어 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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