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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얻게 된 몇 가지 교훈

삶을 살아가는 지혜

by 샨띠정

을사년을 맞이했다. 을사라는 어감은 부정적인 선입견이 움찔하게 만든다. 1905년의 을사조약, 을사늑약이라 함이 맞겠다. 빠질 수 없는 을사 5적. 이래저래 선뜻 반갑지만은 않은 2025년의 또 다른 을사년이다.

그래서일까? 내 마음과 몸에도 쉽지 않은 새해를 맞이했다. 연초부터 독감으로 드러누웠으니 새해를 거의 이불속에서 통증과 함께 보냈다. 본의 아니게 동굴 속으로 들어가 많은 생각과 기도를 더하고 이재철 목사님과 박영선 목사님, 이찬수 목사님의 설교를 틈틈이 들으며 말씀 앞에 엎드러졌다. 발열과 어지러움, 구토로 책은 잠시 덮어두었다.


내가 깨달은 교훈은 결국 모든 해답은 주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온몸과 힘을 다 쏟아도 내 지혜와 능력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작은 먼지만도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주님 손에 있음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다. 능하신 손 아래 나 자신을 내어드리는 엎드러짐을 배웠다. 두 손 두 발 다 들어 하나님 앞에 항복할 때, 주님이 일하신다는 사실을 이제야 다시 확인한다.


'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시 84:12)'


단 한순간도 나 자신을 능력을 붙들지 않고, 주님을 의지하게 하시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주를 찾는 자에게 은혜 주시는 우리 하나님을 믿는다.


또 하나는 종잇조각 같은 인간관계에 대한 소고다. 사람은 별 거 아닌 일에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며, 언제든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나라고 비켜갈 수 있겠는가? 나라고 온전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나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았다.


"쌤의 삶도 거짓 없고 일할 수 있고, 남의 자유를 존중하고, 때때로 반성하는 삶 아닌가요?"


흔들리는 내게 건넨 은*샘의 한 마디가 마음의 중심을 잡아준다. 사람과 세상의 한 곁을 지탱하는 한 인간으로, 할 수 있다면 글을 쓰는 작가로 열어주는 세상의 한 공간 속에 사람들이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해주며. 은은한 힘으로 나 자신을 세워 내면을 채우고 싶다. 바깥에서 오는 바람에 너무 힘없이 무너지지 않도록.


마지막으로 입술의 열매, 말의 힘에 대한 중요성을 결코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얼마나 많이 내 입술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렵게 하고, 상처를 줬던가? 순간 벅차오르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다. 작은 틈새를 타고 삐져나오는 불안과 의심의 신경에 매몰되어 버렸다. 나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초라한 인생으로 낙인찍어 버리지 않았던가? 내 입술의 불행한 열매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입술을 제어하며, 단속에 더 신경 써야 함을 백배 천배로 더 깊이 깨달았다. 지혜롭고 순전한 입술이 되도록 내 입을 제단 숯불 위에 올려드린다. 다시 정결하고 진심이 담긴 입술로 새로워지도록.


말을 줄이자. 듣기를 속히 하자. 사람들의 마음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그 필요에 더 민감해지자. 내 얘기 좀 들어달라고 조르지 말자. 이제 멈추어 설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제 현숙한 여인으로 거듭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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