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의 첫걸음, 나마스떼

낯선 땅에서의 출발

by 샨띠정

낯선 땅에서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신비의 땅 인도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거의 다 되어 있어서 우리에게는 모든 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우리는 낯선 땅, 인도에서의 삶에 적응하고 있었고, 다행히 샤이니도 인도인들과 잘 어울렸다.

"나마스떼, Namaste!! “
인도 사람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나마스떼'는 산스크리트어(नमस्ते )로 인도 사람들이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만났을 때뿐만 아니라 작별할 때도 사용한다. 좀 더 형식을 갖춘 공손한 인사말은 “나마스카르 ( नमस्कार )”이다. 인사를 할 때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는 것이 전통인데, 요즘은 그냥 가볍게 하는 추세이다.
인도 사람들이 인사하면, 우리도 두 손을 앞으로 모아 "나마스떼!"라고 응답했다. 샤이니도 제법 비슷하게 발음하려 애쓰곤 했다.
동네 사람들은 검은색 단발머리 꼬마 아이의 인도 인사가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자꾸 시켜본다. 두 번, 세 번.... 지치지도 않고 말이다.
우리도 외국인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듯 인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마스떼!"라고 인사하는 샤이니에게 인도 사람들은 그냥 보내지 않고, 사탕이며 초콜릿을 챙겨주고, 안아주었다.

원래 산스 크리어 트어 '나마스떼(Namaste)'에는 '당신 안에 있는 신(神)을 봅니다.'라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인사말 '안녕하세요? 의 의미인 '안녕하다', '별일 없다.'에 비하면 그 안에 매우 영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 세 식구는 여러 번의 실전 연습을 하고 나서 곧잘 힌디어 인사말을 잘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딸아이는 '나마스떼 샤이니'가 되었다.
훗날, 한국어를 배우는 인도 학생들이 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샤이니가 매번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리고는 "나마스떼"라고 인도 언니 오빠들에게 인사를 하곤 했다.


딸아이가 더 많이 자란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인도 사람들한테는 꼭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였는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인도 사람에게도 힌디어로 인사를 했다.
어느 나라에 가든 그 나라의 인사말을 올바로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이미 반은 성공적인 삶을 산다고 봐도 무방하다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샤이니는 어느 정도 인도에 성공적인 첫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샤이니가 MDIS(Metro Delhi International School)에서 KG를 마치고, 1학년에 입학을 시켜야 해서 인도 현지 학교를 알아보고 있었다. 미국 학제를 따르는 MDIS에서 샤이니가 계속 학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다.) 우리는 딸아이를 인도 학교로 보내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입학시험을 봐야만 했다.

인도의 모든 학제는 유치원(Nursery, KG)부터 12학년까지 같은 학교에서 쭉 공부하는 제도이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아주 치열하게 유치원부터 입학경쟁 속에 들어간다.
인도 사람들의 교육열은 한국 엄마들의 교육열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어쩌면 그 강도가 더 세다고 볼 수 있었다.
아직 영어로 읽기 쓰기가 잘 안 되고, 한국어와 영어, 힌디어 그 어느 것도 유창하게 말할 수 없는 샤이니에게는 입학시험이 큰 장벽이 아닐 수 없었다.

인도 엠비언스 퍼블릭 스쿨(Ambiance Public School)

인도 학교를 알아보다가 한 여름에 섭씨 50도 육박하는 델리의 여름을 무사히 지날 수 있는 에어컨이 있는 학교를 소개받았다. 바로 학교에 전화를 하고 교장 선생님과 약속 시간을 정하고 Ambiance Public School(엠비언스 퍼블릭 스쿨)의 교정을 들어섰다.
내 가슴은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서 시험을 치른다고 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에어컨도 없는 일반 아무 공립학교에 아이를 보낼 수는 없었다.
안내를 받고 교장실로 들어섰다. 여자 교장선생님께서 근엄하게 인도 전통 사리를 입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교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화려한 문양의 소파, 길고 큰 책상과 벽 책장 안에 꽂힌 두꺼운 책들과 많은 트로피가 눈에 들어왔다. 살짝 위압감마저 들었다.
한참을 걸어 책상 앞에 앉아계신 교장선생님 쪽으로 가고 있는데, 원피스를 입고 간 샤이니가 두 손을 합장을 하고는, "나마스떼.!"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그 순간 앉아 계시던 교장 선생님께서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I am looking at the doll now.(나는 지금 인형을 보고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넓은 교장실에 들어섰을 때 긴장감을 애써 감추고 있었다. 우리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샤이니는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교장 선생님께서 몇 가지 대화를 샤이니와 나누시더니(일종의 인터뷰) 그 자리에서 반(1-E)과 담임 선생님을 정해주셨다.
입학시험 없이 무사히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 것이다.
줄곧 학습 속도와 3중 언어 가운데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딸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걱정하고 기도하고 있었던 터라 내 기쁨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벅차올랐다.


"나마스떼'라는 사랑스러운 인사가 한 아이의 운명을 결정짓는 날이었다.
감사하게도 조금 느리지만, 사랑스럽고 지혜로운 샤이니는 이렇게 엠비언스 퍼블릭 스쿨(Ambiance Public School)의 어엿한 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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