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삶의 능력이다.

by 샨띠정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수많은 인도 학생들이 주인도 한국문화원으로 발길을 옮기며 새 학기 등록을 하기 위해 마감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 서두른다.

사실 인도에서는 세종학당 초기에만 해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학생들을 다 수용할 수 없는 형편이라서 서류전형뿐만 아니라 인터뷰까지 시행하며 신입생들을 선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놀랄만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저 한국어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인도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너무 귀하고 사랑스럽게 여겨졌다.


그렇게 매번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반을 맡게 되었다. 새로운 급과 새로운 반을 맡게 되는 것은 또 하나의 설렘이었다.


나는 학생들과의 첫 만남과 첫인사를 나누는 첫 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지고는 했다.

자기를 소개할 때 나는 항상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에 '왜 한국어를 배우는가? 꿈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했다.


그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들이었다. 나는 인도 청년들이 어떤 꿈을 꾸는지, 인생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매번 실망스럽게도 90 퍼센트의 학생들은 꿈이 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실망이라기 보다도 충격이 컸다.


"꿈이 없어요."

"정말 꿈이 없어요?"

"네..."


'어떻게 꿈이 없을 수 있을까?'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적어도 3가지 이상의 꿈을 만드는 숙제를 준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그들 안에 꿈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저 K-Pop 이 좋아서, BTS가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던 인도 학생들이 꿈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어요."

"한국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요."

"한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요."

"세계 여행을 하고 싶어요."

"관광 가이드가 되고 싶어요."

"통역사가 되고 싶어요."

"관광공사에서 일하고 싶어요."

"국제 변호사가 되어 한국 기업을 돕고 싶어요."

"한국에서 가수가 되고 싶어요."

"한국에서 인도 식당을 오픈하고 싶어요."


그들에게서 수없이 많은 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둘씩 꿈을 이루어가고 있는 인도 학생들을 보며, 꿈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곁에서 볼 수 있었다.


삼성, 현대, 엘지의 통역사로 취직을 하더니 이제 국제적으로 구글과 아마존까지 한국어 통역사로 취직을 해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감격스럽다.


유학의 꿈을 갖고 국가 장학생으로 한국의 여러 좋은 대학교에서 석사과정뿐만 아니라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 그저 마음이 뿌듯하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얼마 전에 인도에서 카톡 화상전화가 왔다.


"선생님, 여기에 우리 다 모여 있어요. 삼성이에요."

"아.... 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

"모두 선생님 덕분이에요. "

"....."

목이 메어왔다.



꿈을 갖고 꿈을 이루며, 인도에서 삶을 윤택하게 꾸려가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꿈이 현실이 되고 능력이 되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며 체험하면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꿈은 힘이다.

내게는 적어도 꿈은 삶의 능력이다.

해운대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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