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40도에서 이사하기-인도니까

인도에서 이사하기

by 샨띠정

8년을 넘게 인도 델리에 살면서 두 번의 이사를 했다. 한국에서 컨테이너로 필요한 살림살이를 가져가서 우리 집의 이삿짐은 꽤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포장 이사가 잘 되어 있지 않고, 사다리차도 없으니 인도에서 이사하기는 너무너무 힘든 일이었다.


아이도 어려서 혼자서 많은 이삿짐을 다 쌀 수가 없어 포장을 해주는 이사 업체를 소개받았다. 경험이 많이 없어서 이사 전 날 와서 짐을 싸고, 이사 당일 날은 이삿짐을 옮기기 위해 10 명의 사람들이 와서 짐을 트럭에 옮겨 싣었다. 트럭으로 겨우 짐은 이사할 집으로 옮겨졌지만 이삿짐을 풀고 정리하는 일은 전적으로 내 몫이었다.


겨울에 이사를 해야 하는데, 기온이 40도가 넘는 여름에 이사를 해야만 했다. 더워서 땀을 줄줄 흘리며 짐을 나르는 이들을 위해 물과 간식을 사다가 날랐다. 행여라도 이사하다가 쓰러지기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이사할 때 가장 큰 어려운 문제는 피아노와 냉장고였다. 한국에서 가져간 양문형 냉장고는 우리 집의 자랑거리였으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재산이었고, 피아노는 내 정서를 채워주며 안위를 주는 우리 집의 큰 재산이었다. 이 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우리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이사를 하며 얼마나 힘들게 마음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이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전화가 걸려왔다.


"냉장고를 옮길 수 없어요. 냉장고 회사에 연락하세요."

"냉정고를 옮겨야 해요. 옮기지 못하면 나는 돈을 줄 수 없어요."


나는 계약을 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양문형 냉장고를 옮겨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결국 10여 명의 사람들이 냉장고를 들고 메고 무사히 옮길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보니 양문형 냉장고는 분해가 되어 분리된 작은 크기로 옮기기가 쉽다는 걸 알게 되었다.


40도가 넘는 찌는 듯한 더위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너무도 잘 알기에 불평을 할 수도 없었다.


피아노를 옮기는 일도 우리나라에서는 단 두 사람이 쉽게 옮기지만, 인도에서는 8 명이 함께이고 지고 피아노를 옮기느라 쩔쩔매다가 한 번에 옮기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이렇게 저렇게 의논을 하며 1시간이 넘도록 피아노와 씨름을 했다.


결국 이사를 마치고 나서야 피아노 다리 하나를 부러뜨려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내게 아누 말을 하지 않고, 접착 본드를 사다가 부러진 다리를 붙여서 고정시켜 놓고 가버렸다.

그때는 정말 눈물이 날만큼 화가 나서 변상을 해달라고 이사업체 매니저에게 전화로 따져 물었더니 나더러 피아노를 가르쳐달라는 게 아닌가?


결국 배상은커녕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아서 목수를 불러 다리를 수리해야만 했다.

인도에서의 이삿짐 정리

작년에 한국으로 들어오면서도 짐 정리를 했다. 그땐 차라리 이사가 더 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짐 정리하기가 힘들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많은 짐들을 다 정리할 수 있었는지 생각만 해도 현기증이 날 거처럼 아찔했다.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물건만 사고 아주 간단한 삶을 살자고 이민 가방에 짐을 넣어 왔다. 불필요한 건 나누고, 챙겨주며, 많은 것을 비워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다시 뭔가 필요 없는 없어도 된 물건들과 동거를 하고 있다.


며칠 내로 물건들 정리를 꼭 하리라 마음 굳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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