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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ley Jul 03. 2023

퇴근까지 남은 시간은

퇴사 후 첫 월요일

헤아려보니 아홉 번째 퇴사다.

즐거움도 홀가분함도 없이 그저 착잡하더니, 평소라면 출근했어야 할 월요일이 되자 비로소 실감이 난다.


아침부터 멍하니 복잡한 생각에 빠져들거나 우울해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기우였다. 쉼 없이 팽팽 놀아도 오전 11시라는 사실에 감격하다가 포카칩을 조금 주워먹고 거나하게 낮잠을 잤다. 얼레벌레 씻고 컴퓨터 앞에 앉은 지금은 오후 4시 30분. 6시 정시 퇴근을 기원하며 남은 시간을 헤아리던 때다.


이번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약 5개월이 걸렸다. 사실상 입사한 뒤로 매일매일이다. 으레 생각하는, 혹은 문득문득 터져나오는 갈망이 아니었다. 나는 너무도 진지하게 고민했고 어쩌면 그로 인해 괴로웠다. 과장 조금 보태서, 지난 5개월 아니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오늘까지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아홉 번. 무게가 느껴지다못해 땅속으로 꺼진 기분. 그럼에도 나는 또 퇴사했다. 이제 퇴근까지 남은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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