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엿장수를 떠올리며 구상한 사업 아이템 -
엿장수 가위 소리가 나면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불렀다. 떨그럭 떨그럭 엿장수! 고물 주면 엿 주지! 반복적으로 부르면 그 노래가 가위질을 대신해 동네에 울려퍼졌다. 그러면 어른들도 냄비며 빈병을 가지고 천방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머리를 들이 밀면 하얀 밀가루로 입혀진 노란 엿판이 놓여있다. 가위와 칼을 마주치며 경쾌한 소리를 내면 엿은 손가락 만한 조각조각이 되어 눕는다. 그리고 순서를 기다리던 아이들의 손이 엿판 앞으로 수북이 들어오고 어떻게 메겨지는지 모를 순서를 따라 찢어진 신문지에 몇 가락의 엿을 담아 준다. 그러면 목구멍에서 한가득 군침이 올라온다. 그 단맛 가득한 향기를 꿀꺽 삼키며 "엄마" 하고 부르면서 집으로 뛰어갔다. 온 가족이 얼굴을 내밀며 그 엿가락을 바라본다. 이내 조금씩 나누어 입에 물면 온 세상이 부럽지 않을 단맛에 전율을 경험한다. 아! 달다 하는 감탄이 절로 난다. 그 맛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그렇다 그 부지런하고 넉살 좋은 분들이 이제는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고철상. 폐지상 등 어엿한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되어 있겠지라고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어디에나 있지만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가져올 수 있는 재활용에 우리 사회적 기업 창업팀의 아이디어가 모이고 있었다. 우리는 사업에 "사"자도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서 아무런 이야기나 던지면서 수다로 일을 시작하였다. 정말 어영부영 그렇게 사회적 기업 창업 아이템이 고물 장사가 되었다. 고물장사 고철을 모으고 그리고 폐지를 모으는 일을 시작하자고 결정을 했지만 아무도 그 일에 경험자가 없었다.
호기롭게 의견을 내던 모든 입들이 순간 침묵으로 흐르면서 이 일이 장난이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것은 꼭 취업을 해야 하는 아이들 뿐이었다. 그것도 사회 경험이 전무한 고등학교 졸업생! 아동센터에서 교사가 주는 밥을 먹고 잔 심부름하며 엄마 손이 없는 방과 후 시간을 함께 했던 아이들.. 그렇게 초등학교 저학년에 들어와서 이제는 고등학교 졸업생이 된 등치만 커다란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고물상.... 갑자기 우리를 흥분시키던 일자리 창출이며 , 사업 아이템이며 , 수입이며 , 아무 말도 남지 않고 막막함만 남아있었다. 서로를 향해 눈만 껌뻑이면서 누군가 더 나은 대답을 해 주기를 서로에게 바라며 기대고 있었다.
그때 우리 중에 용감한 선생님이 아무 책임감도 없이 그냥 힘차게 아무 말이나 떠들며 말했다.
안되면 그만이지뭐!
시작할 때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우선 아는 사람들 찾아가서 버리는 책 모아 오고 , 헌 옷도 아이들 집이나 우리 교사들 집에서 가지고 오자!
그리고 같이 차에 싣고 팔러 가보면 알겠지! 그냥 무조건 시작해 보자 밑져 봐야 본전이지 뭐!
잘되면 좋고 안 그래!!
듣고 있던 우리는 모두 그 말이 맞는 것처럼 여겼다. 진짜 그럴싸한 말이라 여겼다. 모두 어려운 수학 문제의 해답을 찾은 듯 갑자기 의욕이 불끈 솟으면서 그래 먼저 저질러 놓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일치단결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고물 장수.. 아니 손쉬운 폐지 수집상이 되기로 결정했다.
과연 폐지가 돈이 될 수 있을까?
이런 단순한 질문을 아무도 하지 않고 못 먹어도 고!라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우리의 사회적 기업 비즈니스 아이템은 못 먹어도 고! 했던 폐지 수집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