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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높은구름 Sep 21. 2022

음식

로마 가톨릭의 수장은 바디칸의 교황이고 현재는 가톨릭 역사상 전례가 없는 비유럽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고교시절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이리고옌(Hiplito Yrigoyen) 산업연구소에서 식품화학 과정을 전공했었다. 그는 젊었을 때 요리하는 걸 좋아했고, 또 요리를 중간에 놓고 함께 나누어 먹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함께 한 음식은 서로에 대한 평화의 인사의 의미였다고. 평화의 사도인 성 프란치스코답게 음식으로 평화의 가치를 함께 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베풀 보(布)에 베풀 시(施)를 써서 보시(布施)라는 아주 쉬운 용어로 일상에서 불교적 수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중 가장 본능적이지만 중요한 음식 보시는 기복(祈福)적인 관점에서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배고픈 이에게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비단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참 가치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생각할 때, 가슴 설레며 함께 봤던 영화로, 아름다웠던 시절을 함께 나누던 노래를 가지고도 추억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함께 했던 음식으로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더 자주 떠올리곤 한다. 그 음식을 먹을 때면 그 누군가가 늘 고마운 느낌으로 떠오르는 건 참 행복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듯 음식은 가장 일차원적이지만 가장 고귀한 나눔의 미학인 것이다.


음식을 나눈다는 것, 누군가에게 음식을 제공한다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복을 받을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이나 일본의 더치페이 문화를 내가 내 밥값을 내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보시의 기회를 주는 게 아닐까라고도 생각해 본다

누군가는 우리나라 종교의 문제가 기복신앙이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의 종교가 가지는 솔직함이며 장점이 아닐까라고도 생각된다. 좋은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이게 아니라면 참 재미없는 세상일 것 같다. 아니 아니라도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어 진다. 남에게 밥을 많이 사 준 이는 꼭 많은 복을 받을 거라 믿는다. 혹 그게 아니라면 내가 믿는 신께 내게 밥을 사준 이가 많은 복을 받기를 감사함을 담아 간절히 기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내게도 음식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기를 함께 기도해본다.

음식들과 함께 한 추억은 음식의 빛깔, 음식의 향기, 음식의 맛, 함께한 이의 웃음소리가 모두 기억되어 진하게 저장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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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셨습니까?

시간 되시면 식사 한 번 함께 하시죠....


    행복한 배부름과 함께 집으로 가는  

                                  KTX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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