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본위너 Dec 14. 2022

호주인 친구의 K-푸드 사랑이란

호주인 친구랑 호주 음식 많이 먹는 거 아니었어?

해외에서 직접 느끼는 K-Food, K-Pop의 열기는 생각 외로 뜨겁고 재밌다. 호주인 친구 중에 정말로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이가 있다. 어느 날 나에게 묻는다.


"한국 라면 좀 소개해줄래?

우리 딸이 누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어떤 것을 살지..."


함께 한국 마트에 가서 나의 추천으로 친구는 비빔면과 순한 맛 진라면을 집어 들었다. 비빔면을 먹을 때는 오이를 위에 송송 썰어 같이 먹으라고 알려주었다.

며칠 뒤 밝은 얼굴로 이야기한다.


"우리 딸이 비빔면 정말 좋아했어.

비빔면 위에 치즈 올리고, 브로콜리 넣어 먹었어!"


그렇게 꼭 오이를 넣어 함께 먹으라 일러주었건만 그녀의 10대 딸은 퓨전 비빔면으로 결국 재창조시켰다.


'흠.. 파스타도 아닌 것이 비빔면도 아닌 것이..

혹시  넣는 것보다 더 맛있으려나..'

오히려 내가 궁금해진다.


어느 날은 김치 정보를 알려준다.

"시드니의 마켓인 울월스 woolworth에서도 김치를 팔아, 얼마 전에 봐서 딸이랑 샀어. OO 김치 그거 맛있지? 여기서도 살 수 있어서 너무 좋아."


김치로 무엇을 만드냐고 하니 김치볶음밥을 만든다고 한다. 전혀 맵지 않다며. 혹시나 이것도 좋아할까 싶어 두부김치 이미지를 보여주었더니 세상 다 가진 얼굴로 자기도 하겠다며 기뻐했다. 

한마디 덧붙이며 딸이 너무 짠 miso를 사 온 것 같은데 짜서 못 먹겠다 말한다. 듣자 하니 한국 된장.

두부김치 하고 남은 두부를 된장국에도 넣으면 된다고  했더니 신세계를 알아간 듯 좋아했다. 

두부를 넣을 수 있는 한국요리, Tofu의 신세계.


한국음식을 그렇게 좋아한다면, 한번 만나 밥을 먹자고 했다. 시드니에서 내놓으라 하는 한국음식점에서 그녀의 딸과 우리 딸이 함께 만났다.


나름 신경 써준다고 만인의 사랑인 불고기를 주문하자 그녀의 딸은 김치찌개 한 그릇을 시키겠단다.

시드니에 한국음식 값도 비싼데 괜히 남기는 것은 아닐지 우려했는데 웬걸, 한 그릇 뚝딱. 

그 모습을 보고 진정으로 K-Food를 사랑하는 이들이란 것을 인정했다. 최근에는 80살인 자신의 지인이 홍삼에 관심이 많다며 홍삼에 대해 물어온다.


호주인 친구를 알게 돼서, 호주 음식 추천받고 호주 문화 듣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한국음식에 꽤 진심인 호주인들을 만나 한국음식 홍보대사가 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K-Food의 위력인가.




그래,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는 김치전에 리본 달아주는 게 딱이겠다.


지난해 할로윈 때도 나와 아이가 만들어 준 김치전을 꽤나 좋아했던 그들이니까.

한국음식에 빠진 호주인 친구를 위해 아이와 만들었던 김치전



<그 뒤의 이야기>


K-Food에 엄지 척을 올려주는 그녀와의 이야기. 

이 글의 조회수가 하루 만에 3000이 넘었다고 알림이 왔다. 김치전도 나누어야 맛인 것처럼 글도 나누어야 맛이라, 브런치를 한 이후 감사한 마음이 매일 커져간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드니에서 정 붙은 음식들이 생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