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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Sep 03. 2020

있는 것만 있고 없는 것은 있지 않다

이 세계에는 있는 것만 있고 없는 것은 있지 않다. 있는 것은 공간을 차지하여 있는 물적(物的) 존재이고, 없는 것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 때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없으면 없는 것 조차 없게 된다. 이 세계를 가장 거시적으로 볼 때 마지막 단계의 스케일로 존재하는 것은 우주다. 우주와 우주 아닌 것이 구분되어 우주와 빈공간이 공존한다면 우주는 둘로 나뉘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우주에는 우주가 아닌 빈 공간이 없으므로 우주는 좌표 이동을 할 수도 없고 둘로 나뉘어 질 수도 없다. 이것은 중요한 사변(思辯)이다. 이 논지에서는 무(無)에서 유(有)가 나올 수 없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있지 않으므로 이 세계 최초의 생성 즉 무에서 유로 상전이가 일어나는 사건이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최초의 생성이 일어나지 않았을 시점에는 생성이 일어날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성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생성 이전에 생성이 있었다는 뜻도 된다. 그 최초의 공간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생성되기 위한 에너지가 존재해야 하므로 최초의 공간 역시 최초의 생성은 될 수 없다.  따라서 최초의 생성이라는 사건은 물적 세계에서 영원히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반증으로 확실히 소멸도 있을 수 없다. 없어진다는 것은 없음이 분별될 빈 공간이 있어야만 없음이 명확하다. 하지만 최후의 소멸이라 하면 소멸이 완료될 빈 공간마저도 소멸되어야 한다. 마지막 빈 공간의 소멸이 완료될 다른 빈 공간을 생각할 수 없으로 최후의 소멸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에서 유로 유에서 무로의 상태 전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하자면 어떤 이는 말장난이라 할 것이다. 또 어떤 이는 말도 안된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논증을 깨려고 한다. 이 논증에 의하면 태초의 천지창조도 존재할 수 없고 빙뱅도 있을 수 없는 가설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약 2500년전에 그리이스에 살았던 파르메니데스(Parmenides)라는 유명한 엘레아 학파 철학자가 생각한 것 최대한 전달하려 했다.

일을 할 때, 이 보다는 훨씬 더 말이 되는 것 같은 컨셉을 전달하려 노력하는데 결코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끝끝내 나는 고독의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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