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목표를 부여받은 조직이 일을 하는 중에는 두 가지 위기를 만날 수 있다.
조직의 지식과 자원이 궤도에 오르려는 힘보다 리더의 성과를 향한 투지가 강할 때 업무의 질은 낮아지면서 업무량은 증가한다. 마치 일을 열심히 하다가 이 산이 아니라고 하듯 치명적인 시행착오들을 겪게 된다. 설사 일이 바르다 할지라도 비숙련자의 허술한 삽질에 의한 실행 오류도 생긴다. 이 때 조직은 각성의 벽(wake up wall)을 만난다. 실무자들은 현실 제약과 자신의 무능을 인식하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이 삽질의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이것을 의미의 위기라 한다. 이 때는 조직 내 혼란이 발생하고 구성원의 정서가 흐트러지며, 심지어 성과가 퇴보할 수도 있다. 급기야 의미화 작업에 실패하면 구성원들은 '시켜서 한다'는 노예 의식을 가지기까지 한다. 그때는 통치를 위한 강력한 중간 계층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마침내 그 조직은 관료조직으로 성장하여 완전히 수직화 될 것이다. 이것은 자원이 궤도에 오르기 전에 실행 속도를 올리면서 일어나는 궤도 이탈의 문제다.
두 번째는 이상적 비전과 냉엄하고 가혹한 현실 사이에서 실무자가 견디지 못할 때 거래적 접근이 일어난다. 이것을 이중성의 위기(crisis of duality)라 한다. 실무자들은 꿈에서 깨어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비전을 충족하는 가치 있는 일이 아닌, 난이도를 기준으로 쉬운 일들을 골라서 하게 된다. 가치 있지만 어려운 일들에 도전이 사그라들고 끝끝내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의미의 위기와 다른 점은 실무자를 꿈 속에 머물게 할것인가 현실로 끌어 내릴 것인가의 질문에 있다. 이것은 의식 고양의 문제이고 도덕적 문제이기도 하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조직은 다음 네 가지 단계로 성숙해 간다.
1. 무능 레벨을 모르면서 무능한 상태
2. 무능 레벨을 알면서 무능한 상태
3. 유능 레벨을 알면서 유능한 상태
4. 유능 레벨을 모르면서 유능한 상태
3번 조직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기 이해가 된 조직이다. 할 수 없는 것은 거부한다.
4번 조직은 할 수 있는지가 작업 착수의 선결조건이 아니다. 언제나 처럼 학습하고 발견하며 성취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상적인 상태로 조직이 숙성되면 일하는 사람과 노는 사람, 진지한 업무와 창조적 놀이의 경계가 사라진다. gamification에 성공한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