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좋겠어.
애를 셋이나 낳아도 그대로잖아.
여자는 아이 낳으면 몸 다 망가지는데.
여자가 낳아줬으면
키우는 건 남자가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러게. 키우는 건 남자가 해야겠네.
남자가 아이를 낳을 순 없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누구한테 크고싶은지는
아이가 선택해야 하는 거 아냐?
말장난은.
지금 그걸 얘기하는 게 아닌 거 알잖아.
나한텐 똑같은 걸.
내가 아이라면
까칠한 수염에
몸은 단단하고 우락부락한 아빠보단
엄마가 곁에 있어주길 바랄 것 같은데?
엄마가 날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넌 혹시 아이가 싫은 거야?
비겁한 거야.
그렇게 말하는 건.
두 번 살 수 있어서
남자로도 여자로도
살아볼 수 있다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남자의 마음을
여자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을까?
갑자기 시인 인척 하면
뭔가 달라 보일 것 같아?
난 그저 이해해보고 싶은 것뿐이야
아이를 '낳아줬다고' 말하는
여자의 마음을.
그런 말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할 때나 하는 말이거든.
너라면 아이를 낳고 싶을 것 같아?
정말 나도 그건 잘 모르겠어.
아마도 그건
남자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