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증상

by 작가 전우형

쓰는 것도 중독이어서

쓰지 못하는 날은 금단증상이 온다.


숨 막히는 체기에

글자들이 덜그럭거리는 날이면

수첩은 비닐봉투가 된다.


소화되지 못한 글자들을

전부 게워내고 나면

비로소 나를 막고 있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욕심, 잘 쓰고 싶은 욕심

조급함, 빨리 결과물을 보고 싶은 조급함

불안, 끝내 미완으로 남을 불안

두려움, 결국 실망하고 포기할 두려움

막막함, 백지 앞에 엎드려 눈물 쏟을 막막함


하지만,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

이 모든 것들을 삼켜야 쓸 수 있다.

오늘처럼 금단증상에 신음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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