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전우형 Sep 07. 2022

내게 남겨진 시간

조금 서두를 걸 그랬나 봅니다

한 번이라도 진심을 말할 걸 그랬나 봅니다

뒤늦은 후회가 가슴을 아프게 두드리는 걸 보니

정말 그랬나 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께 쓴 편지를 결국 전하지 못해

당신이 쓴 편지가 결국 서랍을 나오지 못해도 

주고받던 대화가 평지처럼 납작해졌어도

그래도 괜찮습니다


어젯달이 말해 주었습니다

시간은 기억의 지평선 너머에서

재회를 꿈꾸고 있을 거라고

밤이 져도 인연은 남는다고


병든 땅에서는 싹을 틔울 수도

자라나게 할 수도 없다는 걸 압니다

멀리서 당신을 바라보고 응원하는 만이

게 남겨진 시간임을 압니다


곁에 머물러 주셔서

의미가 되어 주셔서

의지가 되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달이  대신 꿈꾸듯 곁을 맴돌며

아침까지 당신의 별을 지켜주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새벽을 서성이며

편지를 쓰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내가 바라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