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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전우형 Feb 02. 2023

눈물

에세이

눈이 오면 추울 줄 알았어. 그런데 따뜻했어. 손바닥에 닿는 감촉이 포근했어. 손가락으로 비비는데 손끝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 나는 내가 누구도 따뜻하게 할 수 없을 줄 알았거든? 그런데 닿자마자 녹다니. 신기하지? 네 볼에 닿았을 때도 같았어. 닿자마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어. 그거 알아? 우는 건 따뜻해서래. 너무 따뜻해서 눈이 녹기 때문이래. 그 눈물이 얼어있던 시간을 녹이는 거래. 그래서 아무리 단단했던 것들도 눈물은 다 녹일 수 있대. 그런데 너는 그때 왜 울고 있었던 거야? 너는 웃기만 해서 슬픈 일 같은 건 없는 줄 알았어. 나는 네가 진짜 진짜 좋아서 웃는 줄 알았어. 바보같이. 갑자기 열이 나나 봐. 또 눈앞이 흐릿해지는 것 같아. 네가 보고 싶은데. 속눈썹 하나하나까지 헤아리고 싶은데. 물을 쏟은 수채화처럼 흘러내려. 문지르면 문지를수록 더 번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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