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가장 밝은 시간에
그림자는 더욱 깊어진다
어둠은 빛이 닿지 않는 곳
단단한 빙층 아래 흐르는 소리 없는 물살
혹한의 두근거림
그것은 진지하고도 묵직한
생의 몸부림
그러나 겨울 앞에 당당히 선 나무여
너의 고요함은 나를 멈춰 세우는구나
그 묵묵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어느 깊은 어둠의 심처에서
그토록 무던히 곧은 심성 끌어올리어
한마디 소란도 없이 손을 흔드는가
나무여,
어둠 속에 깃든 빛
삶이라는 게 정녕 그러하다면
나는 혹한의 겨울로 걸어 들어가
깊은 뿌리 한 자락이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