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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지

by 작가 전우형

해를 보았네

며칠 만의 해인지


여문 눈밭 위로 쏟아지는 빛살

겨울바람에 발갛게 달아오른 볼

옹송그린 그림자 기지개 켜고

손차양 만들어 바라본 하늘

그 속의 푸름과 한떼의 구름


그대는 그랬지

먹구름 낀 날도

눈비 내리는 날도

희뿌연 분무로 달떡 같은 무지개 빚어내던

여우비 귓불 간지럽히던 날도

그대가 먼발치

언덕 너머 기다리던 걸음 내비칠 때면

노을빛 주황 담은 해와

사과 향 나는 불그스름한 구름띠

귤 알갱이 같은 하늘

초록바나나 같은 녹음의 노래

나의 세상 가득

가져다주었지

채워주었지


그림자 드리우던 늦은 오후

나는 해를 보았네

그대의 미소를 만졌네

얼마만의 해인지

어찌나 어여쁜 미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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