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계절은 이제
봄에서 여름으로
매화 목련 벚꽃 피었다 지고
버드나무 씨앗 민들레 홀씨 날리어
철쭉 금계국 개망초
달맞이꽃 양귀비 장미
그리고 접시꽃 수국의 계절
보리 무르익고
석양 맺히던 논뜰에는
한껏 자라난 모의 향연
비로 쓸듯 바람 불면
풀빛 너울대는 들판 아름다워라
곱게 오므린 무궁화
꽃대 머금고 톡 떨어질 때
도르르 살갗 흐르던 땀방울
손에 쥔 원고
마음에 쥔 낱말과 문장
삶에 맺힌 사랑과 열정
되돌릴 길 없는 계절 앞에서
주어짐으로 꽃 피운 자연을 보네
나아가는
걸음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