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That Frog 시간관리 기법

실무형 팀장의 시간관리

by 임희걸

1. 정말 너무 하기 싫은 일

실무형 팀장에게 제일 큰 문제는 시간 부족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늘 시간이 모자라 야근을 하게 되고, 주말에도 집에 일거리를 가지고 갑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시간 부족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요?


시간 관리의 많은 부분은 집중력과 심리적 방해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일을 미루고자 하는 심리, 자꾸만 주의력을 빼앗기는 분위기, 중단된 일을 다시 시작하려 할 때의 부담감... 시간을 잘 관리하려면 단순히 시간을 관리하는 스킬뿐만 아니라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파악해야 합니다.


미루려는 심리 때문에 일이 자꾸 늦어진다면 <Eat That Frog> 기법을 사용해 보면 좋습니다. 명칭이 좀 특이하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To Do List에서 가장 부담이 크고 하기 싫은 일을 아침에 제일 먼저 해치우는 겁니다.


저는 주말에도 To Do List를 만들어 계획적으로 하루를 보내길 좋아합니다. 그런데 주말에 해야 할 일 중에서 제일 싫은 것이 바로 화장실 청소입니다. 저희 집은 화장실이 2개가 있는데 화장실 청소만은 제가 책임지겠다고 큰소리를 쳐 놓았습니다. 화장실은 정기적인 청소 시기를 놓치면 곰팡이가 생깁니다. 일단 곰팡이가 생기면 없애기가 어렵기 때문에 청소 간격을 반드시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청소 정말 싫습니다. 쪼그려 앉아 좁은 구석을 닦아야 하거든요. 무릎과 허리가 아픕니다. 그러니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는 때가 되면 전날부터 걱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ETF 기법을 접한 이후에는 토요일 아침 제일 먼저 화장실 청소를 합니다. 가장 싫은 일,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나는 일을 끝내놓으면 주말 내내 가뿐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일들은 거뜬히 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2. Eat That Flog란?

개구리 먹기...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마크 트웨인의 글귀에서 따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크 트웨인은 "만약 개구리를 먹어야 한다면 아침에 제일 먼저 먹겠다."라고 했답니다. 이 어록을 바탕으로 자기 계발 코치인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이론으로 정리했습니다. 개구리는 귀찮지만 중요한 일을 가리킵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중요한' 일을 생산성이 뛰어난 아침 시간에 처리하라는 뜻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중요도에 따라 먼저 처리하라는 것이죠. 그러나 제 경우에는 개구리를 하기 싫은 일로 정의합니다.


개구리는 싫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긴급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꾸 미루게 됩니다. 이메일 회신, 유관 부서의 메시지 응답, 상사의 질의에 대답하는 일 등은 긴급한 일입니다. 그러나 팀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개구리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감독 기관에서 내려온 일이나 내부 통제 부서와 협의해야 할 일들이 제게는 개구리입니다. 아무리 아디이어가 좋고 수익이 날만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법률이나 규정 위반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준법감시팀이나 법무 담당자의 컨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부서에서는 추가 자료를 요청하거나, 반대를 하는 때가 허다합니다. 어차피 한 번은 거쳐야 할 것을 알면서도 일을 미루게 됩니다. 해야 할 일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하루 종일 부담감에 시달리죠. 결국은 하루가 끝날 때쯤 마지못해 싫은 일은 하게 됩니다.


하기 싫은 일을 제일 먼저 처리하면 하루가 산뜻해집니다. 할 일 목록에서 제일 싫은 게 사라졌으니 남은 일을 처리하는 게 즐겁습니다. 별 것 아닌 듯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팀장으로서 늘 중요한 일을 미루는 팀원에게 본보기를 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자기가 할 일인데 왜 저렇게 미루기만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팀원이 있습니다. 누구나 끔찍하게 싫은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일은 미루고 싶게 마련이기도 하고요. 이런 일은 막상 할 때보다 시작하기 전에 가장 두렵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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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TF 활용 팁

전날 또는 아침에 To Do List를 작성할 때 <개구리>를 정해 놓습니다. 개구리를 너무 빨리 정해 놓아도 심리적 부담이 됩니다. 오늘 처리하지 못한 귀찮은 일을, 내일 가장 생산성이 높을 때 처리하겠다고 정해 놓으면 퇴근길 기분이 가벼워집니다. 전날 정하지 않았다면 업무를 시작하기 전, 할 일을 정리하면서 개구리 업무 하나를 정하면 됩니다.


만일 개구리가 금방 끝날 일이 아니라면 몇 단계로 분리해서 작은 요소로 쪼갭니다. 개구리를 처리하는 원칙은 제일 먼저 처리하고 없애 버리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일을 해도 이 짜증 나는 업무가 끝나지 않으면 어떻까요? 다음 날부터는 ETF를 시도할 열정을 잃어버릴 겁니다. 그래서 개구리 업무를 1~2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단위로 세분화해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개구리는 하나만 정하는 편이 실행하기 좋았습니다. 물론 하기 싫은 일은 잔뜩 있습니다. 팀원 평가와 같이 어차피 답이 없는 일도 참 하기 싫습니다. 회의 참석도 싫고요. 팀 운영을 위한 필수적인 행정 처리도 지긋지긋합니다. 그렇다고 개구리 목록을 4~5개씩 적으면 아예 일을 시작하기가 싫어집니다. '오늘 아침에는 싫은 일 5가지를 오전 내내 처리하자.'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설사 당신의 일이 귀찮은 일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제일 먼저 처리할 개구리는 하나여야만 합니다.



4. 심리적 시사점

"귀찮은 일을 먼저 해라."라는 방법은 우리의 일상 전체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매일 운동을 하기로 새해 계획을 세웠습니다. 운동과 관련해서 제일 하기 싫은 일이 무엇인가요? 그걸 제일 먼저 하는 겁니다. 채식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장 맛없는 채소를 먼저 먹고 그나마 덜 괴로운 과일을 다음으로 먹는 겁니다. 일단 첫 번째 단계를 어떻게든 행동했다면 다음 행동부터는 손쉽게 느껴집니다.


오늘, 이번 주... 팀장으로서 당신이 가장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요? 일요일 저녁 당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다음 주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그걸 월요일 아침에 잽싸게 해 치우는 겁니다. 그러면 나머지 시간은 조금 편안한 한 주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P.S. 브런치 쓰기

저는 주말이면 책을 읽고 글을 쓰러 집 근처 카페에 나옵니다. 보통 브런치 쓰기, 책 읽기, 온라인 과정 수강하기 정도를 카페에서 해야 할 일로 계획합니다. 그런데 늘 글쓰기는 실패했습니다. 난이도가 가장 높으니까요. 먼저 책부터 좀 보다가 브런치를 쓰자. 잠깐 커피 한 잔 하고 글을 쓰자...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흐릅니다.


이제는 무조건 브런치 쓰기부터 하는 것으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확실히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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