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지지와 팀원의 학습 성과
“아니, 직원을 교육하는 것도 팀장의 역할입니까? 당장 우리 팀에 떨어지는 일만 처리하기도 바쁜데요.”
교육 과정에 들어온 팀장에게, 팀원이 성장을 돕는 것이 팀장의 일이라고 말하면 이런 대답이 대부분이다. 단기에는 팀이 성과를 내도록 이끌고, 장기적으로는 일을 더 잘하도록 팀원을 학습시키는 것 두 가지 모두가 팀장의 일이다. 그렇다고 팀원에게 직접 일을 가르칠 필요는 없다. 팀원의 ‘성장과 학습’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면 된다.
하와이의 섬 중 하나인 카우아이섬은 경제 상태가 열악했다.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였다. 이런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는 범죄나 약물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궁금했던 학자들은 섬의 신생아 800여 명이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는지 장시간 관찰했다. 연구에 참여한 에미 워너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모든 아이가 똑같이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중 일부는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성공한 삶을 일구어냈다.
성공한 어른이 된 아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언제든 자기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점이다. 어떤 지지자가 부모였고, 어떤 아이는 형이나 언니가 지지자였다. 때로는 할머니나 삼촌, 선생님이 지지자가 되어 주기도 했다. 어떤 관계건,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아이는 역경을 견뎌냈다. 이것이 바로 누군가를 성공에 이르게 하는 ‘사회적 지지’의 힘이다.
사회적인 지지란 도움이 필요할 때면 누군가 언제든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우리가 어떤 어려움에 부딪혀도 좌절하지 않고 적절한 도움을 받아 그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된다. 사회적인 지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힘을 내게 하고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게 한다. 직장에서의 학습 과정에서도 이 사회적 지지가 큰 동력이 된다.
우리는 가족, 동료, 상사 등 다양한 사람의 지지와 응원에 일을 계속할 힘을 얻는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나를 지지해 주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 배우자가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잘 들어주고 조언을 해 주는 직원이 업무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배우자나 동료가 업무 학습에까지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 팀원의 학습과 관련해서는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헨(Cohen D.J.) 교수는 팀장이 배움과 성장을 지지하면 팀원들이 더욱 열심히 교육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팀장은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공부할 시간을 배려하고, 공부하는 팀원들을 격려해준다. 그러면 팀원도 배운 내용을 업무에 그대로 적용해 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된다.
‘팀원의 공부까지 챙겨야 하나!’ 지금, 이 순간 가슴이 답답해질 팀장을 위해 최대한 간단히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 팀장이 팀원의 학습을 지지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솔선수범이다. W 팀장은 사무실에 나오면 항상 책을 읽었다. 일찍 출근하는 편이어서 팀원들은 W 팀장이 책을 읽는 분위기 속에 출근하였다. “안녕하십니까?” 팀원의 인사가 들리면 팀장은 책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으며 “어서 와.”하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시 책을 들곤 했다. W 팀장이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팀원이 아침마다 책을 읽게 된 것은 아니다. 8명의 팀원 중 3명 정도가 책 읽는 문화에 동참했다. 적은 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W 팀장은 한 번도 책을 읽으라는 말을 한 적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퇴근 후에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책 읽으라고 소리치는 부모가 있다. 그런 집안의 아이들이 책을 좋아할 리 없다. 구성원의 리더가 은연중에 하는 행동을 모두 보고 배운다.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통하지 않는 이유다.
간혹 부모와 달리 책을 즐겨 읽는 아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아이는 주변의 다른 어른에게서 책을 읽는 롤 모델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어른을 존경하고 따른다면 부모의 마음이 어떨까? 리더가 구성원을 학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솔선수범이다.
두 번째 방법은 팀원이 받게 되는 교육에 관한 관심이다. 리더가 관심을 표시하기만 해도 팀원의 교육에 더 집중하고 교육을 마치고도 배운 내용을 업무에 적용하게 된다. 솔선수범이 어렵다면, 직원이 받는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몇 마디 물어보는 정도라도 충분하다.
“임대리, 이번에 리더십 교육 과정을 신청했다면서? 어떻게 리더십에 관심을 두게 됐지? 앞으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 거야. 잘했어!”
“교육 내용이 아주 흥미로워 보이네. 잘 듣고 와.”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되는데, 나도 좀 듣고 싶네. 교육 마치고 와서 핵심 내용을 좀 전달해 줄 수 있을까?”
이 정도의 질문이라면 별로 어렵지 않다. 3마디를 묻는데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것도 어렵다면, 세 번째 방법으로 후배를 가르쳐 줄 중간관리자를 선정하자. 팀에서 일을 가장 잘하는 에이스라면 후배 육성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하지만, 에이스가 남을 가르치는 데 재능이 없다면 소통 스킬이 좋은 다른 중간관리자를 선발해도 된다. 이 정도는 잠깐만 고민하고 육성을 담당할 직원에게 전달하면 되므로 팀장으로서는 큰 노력이 들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관심과 배려뿐이다.
리더가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데는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 사회적 지지라고 해서 엄청난 시간을 쏟거나, 아주 특별한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행동, 한 마디 말이면 충분하다. 다만 필요한 것은, 우리 팀의 팀원들을 한 번 크게 성장시켜보고 싶다는 리더 마음가짐의 변화다. 마음가짐을 바꾸는 데는 평생이 걸리기도 하지만, 단 5분이면 충분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