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도 목표가 필요한 이유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

by 임희걸

휴일에 할 일 리스트를 적게 된 이유


나는 휴일에도 하루에 할 일 계획을 세운다. 이런 말을 들으면 평소 회사에서도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행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데, 굳이 휴일에도 계획을 세워야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휴일에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게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휴일 목표를 세우기 시작한 것은 휴일이야말로 별 하는 것 없이 쉽사리 하루가 흘러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냥 잠시 멍 때리고 있었을 뿐인데 1~2시간, 슬쩍 TV를 틀었을 뿐인데 2~3시간이 훌쩍 흐른다. TV와 관련해서는 참으로 억울한 게,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따로 있어 본격적으로 보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정작 내가 맘먹고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따로 있었다. 이건 그냥 집안일을 하는 도중에 잠깐 쉬려고 했을 뿐인데 본격적으로 볼 때보다 많은 시간이 흐른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면 휴일이 끝나갈 무렵에 허무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오늘 하루 뭘 한 거지?' 아무리 되뇌어 봐도 특별히 한 게 별로 없다. 그런데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휴일에야말로 아무런 계획 없이 그냥 멍한 상태로 보내는 게 진짜 휴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에는 이렇게 휴일을 보내면 푹 쉰 것 같지도 않다. 결국은 휴일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괴로워진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휴일 할 일 리스트 적기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이면 간단히 할 일 리스트를 만들고 하루를 시작한다. 예를 들어, 팔 굽혀 펴기, 한 시간 동안 독서하기, 청소하기, 세차하기 등이다. 휴일이면 항상 하는 평범한 일을 리스트로 적은 다음 하나씩 목록에서 지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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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적으면 저절로 더 많은 일을 해내게 된다


회사에서도 비슷한 <할 일 리스트>를 적고 있다. 다만 휴일의 리스트는 회사의 리스트에 비해 가볍고 간소하게 적으려고 노력한다. 목표를 가급적 쪼개서 하나의 일을 여러 개의 리스트로 만든다. 그러면 하나하나 좀 더 쉽게 달성할 수 있고, 오후가 되어 리스트에서 여러 항목을 지운 걸 발견하면 꽤나 뿌듯하다. 이때부터는 나머지도 다 지워버려야지 하면서 더 의욕적으로 일을 하게 된다.


목표를 적다 보면 신기하게도 적지 않을 때보다 많은 일을 해내곤 한다. 휴일의 내 목표는 리스트의 항목을 모두 실천하는 건 아니다. 다 실천하지 못했더라도 스스로를 질책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기록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실행력은 천지차이다. 그렇다고 온갖 집안일을 하느라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해야 할 일을 빨리 해치우니 여가 시간도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과 저녁 시간의 여유를 느끼게끔 되었다.


사람들은 리스트를 적으면 꼭 100%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는가 보다. 초등학생 딸이 몇 번 나의 할 일 리스트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빠, 하루가 끝나가는데 70% 정도밖에 실천을 못했잖아. 이러면 목표를 적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아빠는 70%면 많이 한 거라고 생각하는 걸? 실제 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이 적기 때문에 전부 다 실천할 수는 없어. 그리고 가급적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거지 100% 달성을 하기 위해 스트레스받을 생각은 없어."


"에이, 그래도 일단 목표를 세웠으면 100점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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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100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통해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적인 목표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목표에 짓눌려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창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의 무게에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때가 얼마나 많았나. 나는 <Small Step>이란 말을 좋아한다. 큰 성공은 아주 작은 반복에서 나오는 법이다. 하루아침에 몸짱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2주간은 꼬박꼬박 헬스클럽에 나가기만 해도 성공이다. 일단 편안한 이불을 박차고 집을 나와 헬스클럽까지 나오는 습관으로 충분하다. 2주간 헬스클럽에 갔다는 작은 성공 경험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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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고 없고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목표가 있는 하루는 아무런 목표 없는 하루와 다르다. 목표를 세운 한 달과 목표가 없는 한 달도 다르다. 하루, 한 달, 일 년... 10년.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삶과 그냥 흘러가는 대로 쓸려 다니는 삶은 완전히 다르다.


목표가 있으면 나의 심리적 에너지를 그곳에만 쏟게 된다. 휴일이라고 해서 목표를 세우지 않은 날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다. 핸드폰으로 자극적인 뉴스를 보다가 피곤해지고, 사지도 않을 물건 라이브 방송을 보느냐 몇 시간을 소비한다. 잠깐만 쉬자고 TV를 틀었다가 원치도 않는 프로그램을 잔뜩 보고는 지쳐서 잠이 든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넘쳐나는 자극에 휩쓸리고 만다. 스마트 기기와 넷플릭스 같은 OTT가 넘쳐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내가 무엇을 할지 명확하게 정해야 하는 때다. 우리의 시간을 훔쳐가려는 매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휴일에도 목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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