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이다.
아기의 새벽수유를 빼고
이렇게 새벽에 깨 있는 건 말이다.
첫째가 이제 33개월이 되었으니
나도 아줌마가 되어간지 거의 3년이 되어 간다.
(아기 없는 신혼은 아가씨와 다를 바가 없었다)
아기를 낳으며 느낀 점은
내 욕구와 계발보다는 아기를 위해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에는 아기를 키우면서 자기 일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은 큰 맘 먹었다.
그래서 아직 4개월도 안된 둘째의 새벽 수유 후
5시부터 2시간 정도 내 시간을 갖기로 했다.
출처: 픽사베이
막상 새벽에 깨어 있으니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기지개좀 펴고 물좀 마시니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다.
첫번째, 책 읽기.
세이노님의 책을 다시 읽고 싶었다.
그런데 아기 있을 때는 책 읽는 게 쉽지 않다.
고요한 새벽에 책을 펴드니 술술 읽혔다.
두번째, 글 쓰기
글을 쓰다보면 마음이 정화된다.
아무리 답답한 일이 있어도 일단 쓰면 좋다.
쓰면서 나를 다독이기도 하고, 정리도 된다.
오늘은 일단 이렇게 두 가지만 했다.
이렇게 하는 데도 중간에 둘째가 깨서
쪽쪽이를 물리려 다녀 왔다.
3년차 아줌마가 오랜만에 새벽에 일어났더니
잊고 있던 나 자신으로 잠깐 살 수 있었다.
아이들이 눈을 뜨면 이제 나는 엄마가 된다.
맘마 먹이고, 양치시키고, 등원하고, 낮잠 재우고
이런 일들의 반복이다. 행복하지만 나 자신은 없는 ㅋㅋ
3년차 아줌마가 새벽에 일어나면
잊고 있던 내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