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
내 생의 첫 번째 아기, 너를 낳고 한 말이야.
그때는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전 날 밤이었어.
이제는 오로지 내 손으로 널 입히고, 먹이고, 재우고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가득했어.
그리고 정신없이 돌아와 너와 보내는 나날들.
텅 빈 거실에서 우리들만의 정막이 시작되었어.
나는 그 정 막을 이기려고 어색한 동요를 불렀어.
그렇지만 꽤나 어색했을 거야.
'무슨 말을 해줘야 하지?'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나?'
지금 같았으면 통통한 두 볼에
마구마구 뽀뽀라도 하며
예뻐해 줬을 텐데 말이야.
아기한테 뽀뽀하면 세균 옮는다는 말에
1년이나 뽀뽀를 참은 나도 웃기지?
(지금은 아주 막 뽀뽀를 하는데 말이야)
너와 보내는 첫 번째 겨울.
난 네가 감기에 걸릴까 봐 꼼짝없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어.
추워도 너를 꽁꽁 싸매 햇빛이라도 보러
밖에 잠깐 나갈걸.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해 미안하고 아쉬워.
잠든 네 모습을 보니
어느새 팔다리가 참 길어졌다.
통통했서 목이 안 보였던 너는
이제는 5살이 되어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가 되었네. 네 말처럼 형아다 형아.
널 낳고 기르며 좋은 점이 참 많아.
요리 흉내일 뿐이지만 요리 솜씨가 는 것.
어질러진 집안을 10분이면 치우는 것.
빨랫감을 제법 잘 정리하는 것.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워졌다는 것.
너를 키우며 숱한 실수를 반복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실수도 이해가 가더라.
누구나 실수하고 깨닫고 성장하는 거라고.
오늘 못하면 내일 잘하면 된다고.
너에게도 나에게도 매일 한 말이야.
너를 키우지 않았으면 몰랐던 것들이야.
어쩜 네가 나를 키운 시간들인 거야.
이제는 4년 만에 일터로 복귀할 준비 중이야.
너희들의 등원을 누구 할 것인지
내가 없는 시간 동안 어떻게 빈자리를 메일 것인지
나보다는 너희들을 위한 고민을 하네.
하지만 알고 있어.
우리는 강하다는걸.
너는 곧 적응을 하고 '엄마 잘 다녀와'
이렇게 말하겠지.
그럼 나는 '엄마 다녀와서 맛있는 거 사줄게'
웃으며 답하겠지.
우리 함께 커보자. 늘 그랬듯이.
존재만으로도 빛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또대리와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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