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행복해?"
며칠 전 결혼식을 다녀왔어요. 가족의 결혼식이라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났어요. 저출산 시대에 아이 두 명을 데리고 가니 어르신들이 많이 반겨주시더라고요. 이런저런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들은 질문. "결혼해서 행복해?"
순간 멈칫했어요. 슬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간이 멈추면서요. 뭐라 대답을 해야겠는데 대답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정쩡하게 대답을 하고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생각했어요. 혹시 결혼해서 불행한 걸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절대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난 왜 행복하다고 대답을 바로 못했을까?'
대답을 못한 첫 번째 이유는, 행복은 조건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무엇을 해서 행복한 건 없다'
행복은 순간순간의 감정이지, 무엇을 해서 행복하지는 않아요. 행복은 무엇을 한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최소한 저에게는 거요. 혼자 있더라도 저는 순간 행복하게 살았을 거예요. 문득 외로움은 들었겠지만요. 그래서 결혼을 해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생각이 필요했어요 (막상 제가 그런 질문을 한다고 해도, 그저 장난으로 했을 것 같아요. 사실 가볍게 생각하면 될 일이지요)
두 번째 이유는, 그냥 결혼생활이 복합적인 감정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아 커가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행복해요. 다시 결혼해도 이 사람이랑 할 거야. 생각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양가 도움 없는 타지에서 맞벌이 생활을 하니 문득문득 힘에 부쳐요. 아이들이 5살, 3살 아직 어리니 손도 많이 가고요. 퇴근하고 육아에 돌입하는 순간 정말 직장이 편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녁 준비하면서 두 아이 돌보는 거 난이도 상입니다.
만약 누군가 저에게 '결혼해서 행복해?'라고 물으면요. 이렇게 대답할 것 같아요. '행복한데 힘들어요ㅎㅎ' 정말 저의 진심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면 좀 더 희망적이게 들릴 거예요.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힘들지만 행복해요 ㅎㅎ'
질문. 어떨 때 행복하세요?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당신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한 걸음 또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