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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Apr 09. 2021

아프면 아니 되오

아빠도 엄마도 아기도

루하 D+81


근 한 달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하고 퇴근하면 밥 먹고 루하 바톤터치를 했다. 목욕을 하고 마지막 수유를 끝낸 후 밀려오는 피로를 안고 침대에 기어들어가면 하루가 끝이 난다. 대학 이후로 빨리 잠에 들지 못하는 약간의 불면증이 있었는데 루하가 태어난 후로 싹 사라졌다. 침대에 누우면 바로 기절하고 눈을 뜨면 다시 새벽 출근시간이었다. 일찍부터 통잠을 자기 시작하는 루하 덕분이다. 정말 효자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몸살 기운이 조금씩 있더니 오늘은 몸이 너무 힘들어 오전을 통으로 쉬어야 했다. 연구실 하루 휴가를 내고 싶었지만 진행 중인 실험이 있어 우는 몸을 끌고 출근을 했어야 했다. 필요한 실험만 마치고 다시 돌아와 침대에서 끙끙대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가 아프면 안 되는데 였다. 내가 아프면 아내에게 육아 부담이 쏠리게 되고 그러다가 무리하게 되면 아내까지 아프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서너 시간을 푹 쉬니 상태가 많이 좋아져 저녁 쉬프트를 맡을 수 있었다.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곳에만 에너지를 쓰고 있다. 정말 이 아기가 사람 구실을 하기 전에는 아빠는 초인이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죽지도 아프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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