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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hee Park Sep 29. 2022

프로덕트,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요?

성장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곧 스타트업의 일

저녁을 먹던 중에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그로스로 유명한 정성영 님이 올린 포스팅을 보고 우연히 웨비나를 듣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들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라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유익했다. 정말 좋았고, 한편으로 뼈 맞는 반성의 기회가 됐다. 돌아보니 최근 들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속 빈 강정처럼 일하고 있었던 것 같아 아차 싶었다. 역시 일이 편해진다고 느끼는 순간이 제일 위험한 때다. 그래서 이 감정이 휘발되기 전에 좋았던 내용들에 개인적인 의견을 더해 후기를 남겨본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의 주된 내용은 Market Fit Lab의 프로덕트 로드맵 비법 공개 웨비나에 기반한 것임을 밝힙니다. 다만, 웨비나의 권리 보호를 위해 내용 중 일부만을 가져와 주관적 해석을 담아 썼습니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기회가 된다면 Market Fit Lab에서 진행하는 웨비나를 직접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웨비나는 다음의 5가지 큰 주제로 진행됐다. 각각 주제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 4명의 연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특히 이 웨비나를 듣길 잘했다고 느낀 이유는 각자의 연사님들의 제품 경험을 솔직히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주제의 웨비나가 많아도 실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웨비나는 귀하다. 특히나 제품을 통한 Lesson learned는 내부 사람이 아니고는 알기 쉽지 않다.



웨비나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하나의 명제로 모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을 놓치고 속 빈 강정처럼 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고 생각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는 많은 일을 하게 되지만 결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단 한 가지, 성장하는 제품 만들기이다. 회사에의 모든 시간과 행동은 제품의 성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행동의 결과와 성장을 연결할 수 없다면 무의미한 시간을 허비한 것에 불과하다.





핵심 요약   

지표, 왜 중요한가?

제품의 성장이란 무엇인가?

어떤 지표를 봐야 하나?



지표, 왜 중요한가?

스타트업은 성장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성공한다. 제품이 성장하여 사용자가 모이고 그 과정에서 돈을 벌어야 제품을 만드는 조직이 유지될 수 있으니까. 당연한 소리다. 그렇다면 제품이 성장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린 시절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성장기의 아이는 쑥쑥 자라 어른이 되어야 마땅하다. 보통은 키와 몸무게로 아이가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여기서 키와 몸무게가 바로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이고 이를 측정한 것이 데이터이다. 키와 몸무게를 지표로 아이의 데이터를 수집한 후 비교하여 평가한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제품이 성장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지표와 데이터가 필요하다.


앞선 예시에서 아이의 성장을 판단하기 위해 지표를 수단으로 사용했다. 지표는 그 자체로 기준이지만 그 기준을 토대로 긍정, 부정 혹은 여, 부를 판단하는 것은 해석의 영역이다. 따라서 지표에는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것을 판단하겠다는 의도가 들어있다.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수많은 가설을 세울 수 있는 이유다.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표를 설정할 때는 먼저 의도를 잘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정리하자면, 지표를 정하는 것은 데이터를 통해 어떤 것을 판단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행동이다.


지표는 팀원들이 제품에 motivation 되도록 돕는다. 지표를 통해 제품의 성장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표와 제품 성장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짜릿하다. 본인이 설정한 가설과 실험이 어떤 지표를 만들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경험은 보상이 되고 계속해서 달려 나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러므로 이후 이야기할 선행 지표 Input Metrics와 같은 지표는 가능한 실제 업무와 가깝게 설정해야 한다.




제품의 성장이란 무엇인가?

사전에서 말하는 성장은 규모가 커지거나 그 세력이 이전보다 늘어남을 뜻한다. 그렇다면 제품 성장의 의미는 곧, 제품과 관련한 지표들이 이전보다 늘어나는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지표는 사용자 수나 체류 시간, 매출 등으로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는 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늘어나는 무언가와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와의 상관관계를 찾고 역으로 목표 지표를 올리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비로소 성공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이 주도하는 성장 Product-led Growth이 중요한 이유는 지속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비용 투자 대비 효율성(ROI)을 따졌을 때 가장 유리한 위치 있는 것이 제품 주도 성장이다. 비용을 쏟아 만드는 성장은 둘 사이가 정비례 관계이니 성장을 위해서 계속해서 더 큰 돈이 필요하다. 반면 그 자체로 매력을 느껴 다시 찾는 제품은 비용 투자 없이도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성장하는 제품

성장하는 제품은 단순하다. 어제보단 오늘의, 오늘보단 내일의 지표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은 최대한 획득하고, 획득한 것을 유지하면서 잃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전부다.


제품의 사용자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새로 유입된 신규 사용자

재방문한 기존 사용자

(복귀할 수도 있는) 중도 이탈 사용자


그리고 제품의 성장을 위해 각 사용자 유형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경험은 다음과 같다.   

얼마나 많은 신규 유저를 빠르게 아하 모먼트를 경험하게 하느냐

Retain 된 유저에게 cross-selling 또는 upselling 등의 어떠한 방식으로 매출을 만들어 낼 것이냐

Churn 된 유저를 어떻게 resurrection 하게 할 것이냐



1) Aha moment / Activation

아하 모먼트는 신규 사용자가 처음으로 제품에 가치를 느낀 순간이다.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사용자는 필요한 순간에 제품에서 느꼈던 가치를 떠올리고 다시 찾는다. 그렇게 찾은 제품에서 가치를 느끼는 경험이 반복되면 습관이 형성되고, 사용자는 제품과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된다. 제품마다 고유한 아하 모먼트가 있는데 이를 발견하는 것이 성장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아하 모먼트는 제품의 리텐션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아하 모먼트를 선행지표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해외 유명 제품들의 아하 모먼트 (출처: https://bit.ly/3BUO0I4)



우리가 할 일은 지표에서 아하 모먼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가 이 경험을 제대로 시키면 제품에 매력을 느껴서 우리의 찐 팬이 될 거야’라는 가설을 세워보자. 여기서 이 경험이 바로 아하 모먼트다. 지표에서 아하 모먼트를 찾는 방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제품에서 일어나는 특정 액션 이벤트들을 코호트로 분류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사용자가 어떤 액션을 취했을 때 지표가 나아지는지 발견할 수 있다. 지표가 나아지는 특정 액션을 아하 모먼트로 볼 수 있다.


아하 모먼트를 찾았다면 온보딩에서 빠르게 아하 모먼트를 느낄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자. 사용자가 아하 모먼트를 더 빨리 느낄수록 제품의 찐 팬이 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제품에 성공적으로 온보딩하는 신규 사용자의 수가 증가하면 초기 리텐션이 하락하는 폭을 줄일 수 있고, 제품의 전체적인 리텐션 그래프를 위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2) Retention

아하 모먼트를 경험한 사용자는 필요한 순간에 제품에서 느꼈던 가치를 떠올리고 다시 찾는다. 그렇게 찾은 제품에서 가치를 느끼는 경험이 반복되면 습관이 형성되고, 사용자는 제품과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된다.

이때, 비로소 제품에 retain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건강한 제품은 사용자를 머물게 만드는 기초 체력이 있다. 기초 체력은 정말 중요하다. 성장은 가진 것을 토대로 쌓아 나가야 하는데 되레 가진 것 잃는 상황이라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획득한 것을 최대한 유지하는 제품의 기초 체력은 성장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보자. 100명의 신규 유저를 데려온다고 할 때 몇 명을 남게 만들 수 있을까. 여기서 몇 명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사용자를 유지하게 만드는 제품의 기초 체력이다. 토스의 PO 세션에서 화제가 되었던 carrying capacity의 개념이기도 하다.



3) PMF


Product/market fit 이란 좋은 시장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의미한다.
- Marc Andreessen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 마크 안드리센이 블로그에서 처음 정의했으며, 스타트업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프로덕트 마켓 핏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PMF 찾는다는 것은 우리가 만든 제품이 고객이 원하던  맞는지 시장에서 검증하는 과정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PMF 찾았다는 것은 성공한 제품이라는 것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제품의 성공 여부와도 같은 PMF를 찾았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는 ‘Retention Plateau'가 있다. Retention 그래프에서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평평한 구간이 생겼는가이다. 대개 리텐션 그래프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하향한다. 제품을 처음 사용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탈하는 사용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프가 평평해진다면 사용자가 제품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곡선이 평평해지는 구간이 높을수록 더 많은 사용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더 건강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 경과에 따른 리텐션 커브 (출처: https://www.sequoiacap.com/article/retention)



어떤 지표를 봐야 하나?


북극성 지표 North Star Metric

북극성 지표는 제품의 성공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이다. 따라서 북극성 지표에는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반영되어야 한다. 북극성 지표는 그 자체로 조직의 핵심 지표로써 제품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가치가 사용자에게 잘 전달이 되었는지, 그리고 효과가 있었는지 측정이 가능해야 한다.


웨비나에서 말하기를, 실제 회사에서 북극성 지표를 활용하는 데에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성 지표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올바른 방향성이다. Tony 님의 추천은 한 번에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선행지표를 기반으로 행동을 align 하는 차원에서 일단 한 번 정해보라는 거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자. 다른 레퍼런스를 참고해 3개월 정도 시도해 보고 지표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잘못 설정한 것이니 그때 다시 설정하면 된다.

Choosing Your North Star Metrics, a16z

실제로 구글에 North Star Metrics로 검색해 보면 해외 유명 제품들의 북극성 지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선행 지표 Input Metric

선행 지표는 북극성 지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행되는 지표를 말한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현재의 잠재 고객 수가 선행 지표라면, 이 지표를 통해 앞으로 신규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지 예상할 수 있다.


선행 지표는 우리가 매일 하는 업무와 연결되어야 한다. 선행 지표는 북극성 지표를 올리기 위한 지표이므로 둘 사이에는 인과 관계를 실험으로 증명해야 한다. 선행 지표를 올릴 수 있는 가설과 솔루션을 설계하고 실험을 통해 실제로 대상 코호트에서 북극성 지표가 높아졌는지, 둘 사이의 인과 관계가 존재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제품팀의 역할이다.




성장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곧 스타트업의 일

이번 웨비나에는 제품을 성장하는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지만, 믹스패널이라는 툴을 소개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건 ‘PA(Product Analytics)는 그저 툴이다. 어떤 툴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조직 내에서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라는 말이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단지 내가 ‘무엇’을 했는지에 집중할 때가 있다. 데이터를 읽고, 솔루션을 만들고, 의사결정 하는 것 따위의 일 말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왜’이다. 회사에서 보내는 8시간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제품을 성장시키는 것, 이 목적에 내가 한 일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쳤을지 늘 염두하고 일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며 글을 마무리해 본다.





참고:

프로덕트 로드맵 비법 공개 웨비나 with Mixp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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