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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Hello, stranger.”

by 랄라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Yourself and yours/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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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다 안다는 착각과 잘 알고 있어서 오는 선입견이, 오히려 순수한 이해와 사랑의 본질을 방해하는 건 아닐지.

타인이기 때문에 100퍼센트의 온전한 이해는 존재할 수 없고 결국 자신의 가치관과 기반지식에 근거해서 상대를 판단하게 된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착각이 아니라는 근거도 없다.


“Hello, stranger.”

'헬로'는 아는 사람에게 하는 인사이고 스트렌저는 낯선 사람이다. 합정동의 한 카페 상호명이 될 정도로 유명한 '클로저'의 이 모순적 대사는 익숙하게 가까이 생활을 공유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알고 이해할 수는 없다는 의미를 응축하고 있다.

주워들은 풍문과 추측, 어설픈 앎은 본질을 해친다.


어차피 완벽한 이해와 앎은 사랑의 전제조건이 아니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마지막 내레이션에 나오듯 "우리는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않고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궁금해하는 '무지의 단계'가 연인에게는 더 사랑스러운 단계일 수도 있다.


상대에 대한 정보의 강제 리셋/포맷이 가져다 주는 관계회복 효과.


연인 간의 다툼, 그 극심한 꽁기꽁기 스트레스 직후의 엔도르핀 폭발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대목도 있다.


사랑의 본질만을 보라는, 세간의 소문 같은 것은 사랑의 본질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홍상수의 이번 영화.

“난 당신 사랑해서 당신 믿을 겁니다.”


누가 내 사랑에 대해 무슨 평을 내리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뭐라고 판단 내리고 소문 내고 손가락질하든, 내가 보는 당신이 진짜이고 내 사랑의 본질은 똑같다. 저 사람이 민정이이든 철수이든, 나는 그 사람을 다른 이름으로 새로 만나도 사랑하니까.


“세상에 우리 둘 뿐이야. 주변의 다른 모든 것은 그저 소음일 뿐이야.”

-데이빗 핀처의 “나를 찾아줘” 중에서-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당신의 본질과/당신이 가진 특성들,사람들이 각자의 가치판단이라는 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당신. 물론 후자는 당신의 본질과 상당부분 겹치겠지만, 그것이 당신 자체, 당신 자신, 당신의 본질은 아니다.


내가 당신의 본질, 당신 자체를 좋아하는데 이것 말고 또 무엇이 사랑이겠느냐! 나는 참 행복하구나. 라고 말하고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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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과 연트럴파크 일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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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의 우상 홍상수의 영화를 보고 나서, 아재력이 +100 상승하였다.


그런데 이게 왜 청불이지?

청소년 무시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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