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앨리스 Jan 23. 2021

아기 보는 승무원.

'Nanny on board' 그 시절 나의 꿈이었다.

한가로이 과거를 꺼내어 보다


   30대 후반이 되어 인생의 전반기를 정리하는 요즘, 내 20대 시절의 나를 만나기 위해 내 비행 시절 나의 젊은 아니,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기로 한다.


   만 4년간의 비행 생활이었지만 나는 승무원 때 잠들어 있을 시간에 일을 해야 하는 점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후에 직장생활을 하며 답답했던 적도 많지만 제때 잠들 수 있었던 점은 가장 좋은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새벽 시간 대 기내식 서비스를 하면서도(내 동기 중 한 명은 아침식사 서비스 때 눈을 감고 크로와상을 나누어 준 적이 있다고 한다!) 유일하게 나를 웃게 하는 존재가 있었는데 바로 Baby, 아기들이다.


아흐메드.


    마치 한국 분유나 기저귀 광고 속 등장할 법한 다양한 국적의 아기들의 매력은 내 마음을 홀딱 빼앗아갈 뿐만 아니라 비행의 고단함을 단숨에 잊게 했다. 아기들을 캐빈 중간중간에 앉혀 두면 시종일관 싱글벙글 웃으며 다닐 수 있었을 정도로.


어린이 승객 제공 용 장난감. @출처. M101Studio / Shutterstock.com


    식사 서비스 후 아기를 안은 어머니 승객에게 "아기, 제가 잠깐 봐 드릴까요?" 하면 열이면 열, 엄마들은 냉큼 아기를 나에게 건네주며 "Don't come back, honey~ bye bye~~!!" 하며 자신의 아기를 향해 한사코 손을 흔든다. 살포시 아기를 안고 갤리로 가서 기내에 실린 먹을 수 있는 간식들을 주며 귀여워하곤 했다. 사실, 터뷸런스 외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될 수 있는 기내 특성으로 규정 상은 안 되는 것이었던 것 같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장거리 여행에 지친 엄마들이 화장실도 가고 잠시 숨 돌릴 틈이 있었으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 말이다 :)


    아이가 하나 태어나면 온 집안에 웃음꽃이 피듯 4만 피트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에서도 똑같았다.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고 갤리(비행기 내 주방)로 데리고 가면 일단락 서비스를 끝낸 크루들이 함박웃음을 짓는다. 모두가 하나같이 이름이 뭐냐고 물으며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본다.


    국적도 다양했는데 아프리카, 유럽, 호주, 중동 그 외 혼혈 아기들. 혼혈 아기들은 정말 예뻤다. 그중 '아이샤'란 아이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버지가 이집트인, 어머니가 일본인이었다.


아이샤.
네덜란드 꼬마 데이지가 아빠와 놀러왔다.
폴라로이드 속 프랑스 아이.
폴라로이드 속 케냐 아기.


    나는 주변 동료들에게 'Nanny on board' 서비스가 있다면 내가 지원하고 싶다고 아기도 키워보지 못한 자가 겁도 없이 말하고 다녔는데, 퇴사 후 몇 년이 흘렀을 무렵 내가 근무했던 항공사에서 그 서비스를 신설했고 기내 보모를 채용하여 퍼스트 클래스에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래 비즈니스 예측?


    확인된 사실은 '같은 국가, 옆 동네 '에티하드 항공'에서 장거리 지정 노선에 한해 Flying Nanny 서비스를 론칭했고 1차 300명의 승무원들을 전문 트레이닝하여 좌석 클래스와 상관없이 무료로 제공하였다~'는 이야기.


기사 출처. USA TODAY

USA TODAY 기사출처 링크.



이전 15화 온 마을이 Tunisian Blue로  색칠된 그곳.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