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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앨리스 Jan 27. 2021

사막에서 '달'을 밟다.

바하리야 사막의 고요함.


사막에 앉아 별을 보는데 무언가가 다가온다.




사막여우를 만난 순간. 카메라 셔터에 비쳐 그것의 두 눈이 광채가 난다.



    그것은 마치, 바퀴 달린 '휠리스' 운동화를 신은 듯 모래 위를 미끄러져 온다.

순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무언가가 섬칫, 다가왔다.


    이것은..!! 사막 여우!??


    동화 '어린 왕자'에서나 나올 사막여우를 여기서 보게 되다니. 야생 사막여우는 사람을 공격하지도 놀라지도 않고 카메라 앞에서 오른쪽, 왼쪽 포즈를 취한다. 그리고는 유유히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 사라져 갔다.



사막의 '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고요하고도 너무나 고요해서 다른 세계 같았다.






베두인 아저씨를 필두로 카이로 여행에서 만난 우리는
지프차를 타고 사막으로 향했다.



    이들을 어떻게 만났는가 하면, 그 당시 나는 두바이에 살고 있었는데 비행 사이 며칠이나 되는 휴무 동안 무언가를 너무!! 하고 싶었고 다음날 떠나는 카이로 행 직원 티켓을 끊어 짐을 싸서 홀로 카이로로 향했다. 한국에서 온 치과의사를 하고 있다는 오빠와 직장인을 관두고 쉬는 동안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혼자 씩씩하게 이집트를 찾았다는 언니였다. 이들을 만난 건 나에게 너무 행운이었다. 그들은 다음 날 '바하리야 사막'으로 떠난다 했다. 한사코 같이 가자고 권해줘서 현지인 보조 가이드가 졸지에 '트렁크'에 타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 덕분에 나도 그 특별한 여정에 합류할 수 있었다.


    카이로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던 주인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민박집을 오래 했지만 이렇게 'Go-show'로(예약 없이 나타나는 것) 찾아오는 사람을 처음 봤다고 했다.(보통은 몇 달 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짜고 항공권, 숙박을 예약하는 것에 비해) 20대의 나는 참으로 겁이 없었다. 무지함에서 나오는 용맹함 같은 것이었으리라.


여행의 시작은 늘 아드레날린이 넘친다.

    





위를 보면 하늘이요, 땅은 사막이요.
그 어떤 지표도 없는,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서 '베두인' 가이드는 어떻게 방향을 찾는 것인가.


    

    지붕 위에 사막에서 '밤'을 나기 위한 우리의 짐을 가득 실은 지프차는 거침없이 이집트 서부 사막 위를 달려 나갔다.

    바하리야 사막은 총 네 가지의 다른 세상을 품고 있었는데 첫 번째는 화이트 사막, 두 번째는 블랙 사막, 세 번째는 크리스털 사막, 마지막 네 번째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Sand dune, 모래언덕이었다.

오아시스에 들렀다.


여행 메이트 복이 있다.


흑사막은 화산활동 후 화산재가 굳어 형성된 지역으로 모래의 철광석 성분으로 검은색을 띤다.


우리를 태우는 지프 차량.


카피예(Kuffiyeh)를 쓴 베두인 가이드의 뒷모습.


사구에서는 썰매를 즐겼다


해지는 사막 풍경.








사막의 하루 '해'가 끝나면
모닥불을 지피고 둘러앉은 사막의 '밤'이 시작된다.



짐을 푸는 가이드.



시샤(아랍 물담배)를 준비하는 보조 가이드.


베두인 식 저녁.




    사막은 친절하고 아늑한 화장실이 어디에도 없다. 어두운 밤이긴 했지만 불을 지펴놓아 주변은 훤했다. 일을 보려면 사막에서 해결을 해야 했는데 너무도 당연할? 자연의 룰이었다.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으로 멀리멀리 혼자 걸어갔다. 사막을 혼자 걸어 나가다 더 이상 무리들이 보이지 않았다.



사막 한가운데 '나 홀로' 서 있었다.


화이트 사막을 침대 삼아 하룻밤을 묵기로 한다.



백사막은 태고 적 바다였는데 물이 빠져나가고 남은 석회질이 사막을 덮었다 한다.


멀리 노을이 지는 화이트 사막.


버섯 바위와 치킨 바위/ 수 억년의 시간 동안 자연이 만든 작품이라 한다.


지는 해가 걸려있는 사막.




새까만 하늘엔 '별'이 쏟아졌다.
사막에서 '달'을 밟다.


    어두운 사막 한가운데 사방을 돌아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공간. 소스라치게 두렵고도 동시에 오묘한 희열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구 상에 '나 홀로' 서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 인기척 없는 우주의 적막감을 오롯이 느꼈다. 


    고개를 들어 사막의 '밤'을 올려다보았다. 칠흑 같은 하늘엔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한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촘촘히 빛을 번쩍였다. 멀리 희미한 불빛에 그윽이 비친 화이트 사막은 마치 '달'을 밟고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잊고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지구에서 유일한 존재라는걸.



사막의 모닥불.



사막 위 숙소의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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