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위로가 되려면
분명히 위로하려는 말이다. 네가 가진 수많은 장점에 비하면 단점은 딱하나. 그것만 빼면 괜찮다. 그래 분명히 위로하려는 말이다. 그런데 왜 온전히 위로가 되지 않을까.
빼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발췌
1 속에 들어 있거나 끼여 있거나, 박혀 있는 것을 밖으로 나오게 하다.
2 전체에서 일부를 제외하거나 덜어 내다.
말 그대로 '빼다'라는 의미는 제외하거나 덜어낸다는 것이다. 단점이 있으면 빼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싶다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그것만 빼면 다 좋아."라는 위로를 들으면, 정답을 들은 느낌보다는 질문을 들은 느낌이 앞선다. 왜일까.
"너는 그것만 빼면 다 괜찮아."
혹시, 질문처럼 여겨진다면 '그것'을 단점이라고 인정하지 못하거나, 정말 '그것'만 빼면 괜찮아지는 것인지 확신이 없어서 일 테다.
자, 이제 우리는 '빼다'가 아닌 '그것'에 대해 집중해보자. 타인이 단점이라 일러준 나의 '그것'. 나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반드시 내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빠름의 상징인 타조는 긴 다리가 최고 장점이지만, 긴 다리만 가졌다해서 모두 타조라 부르지는 않는다. 코끼리는 손처럼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긴 코가 있어서 좋겠지만, 긴 코가 불편할 때도 분명히 있겠다. 비둘기는 만국 공통으로 평화라는 이미지를 얻었지만, 번식 때조차 평화롭게 여유 부리다간 멸종하고 하고 말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세상 모든 존재들이 가진 요소들을 장점이나 단점으로 규정지으려 하지만 사실 세상에는 완벽한 장점도 단점도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존재라 함은 그가 가진 모든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을 때에만 고유한 본인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자, 이제 빼야 한다던 나의 '그것'을 보자. 꼭 나의 시선으로 '그것'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것'이 없어도 나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이 나를 유일무이하게 존재하게 하는 요소라면 남의 조언 따위는 신경 쓰지 말자. 100명의 사람을 만난다면 어쩌면, 당신은 100개의 단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그냥 그 사람의 개인 의견쯤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나는 나로서 존재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것' 이 나의 존재가치, 나의 신념과 전혀 상관이 없고 더 나아가 몸의 군살처럼 혐오스럽게 여겨진다면, 냉큼 빼자. 빼는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도 빼자. '그것'과 같은 군더더기가 많아서는 성장하기 어렵다.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렵게 빼고 난 뒤에 그 자리에 무엇을 채울까 하는 고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채우는 것은, 뺀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좋고 귀한 것으로 채우자.
위로인지... 격려인지... 좋은 말을 들은 것 같은데도 왠지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서 잠 못 드는 당신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신의 인생, 당신의 우주에서 당신을 중심에 두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