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사랑 Dec 29. 2017

꾸준함에 관하여

일정한 루틴으로 살아가기

이제 한 해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한 해를 돌아보니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글 쓰는 것도 그렇다. 내 안에 지식의 부족함이겠지만, 생각보다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다. 하반기부터는 생각처럼 글이 잘 써지지 않아서 좀 쓰다가 만 글도 참 많이 있는 것 같다. 글이 누적되면서 좀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글 쓰는 것이 힘들게 느껴진 것이 아닌지 돌이켜 본다.


송년회 모임 때마다 서로에게 내년의 계획에 대해서 물어본다. 젊은 후배들은 '집사는 것'을 가장 많이 이야기한다. 연말 모임을 하면 각자 돈 많이 벌고 싶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현실을 보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좀 더 많이 벌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테지만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게 현실이 아닌가...


내년도 나의 계획은 무엇인지 되돌아본다. 이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지나가는 시점에 갑자기 조금 해질 때도 있고, 뭐라도 더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복잡하게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다가 내린 결론은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자'로 귀결된다.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 시간인데.. 점점 시간이 더 큰 가치로 다가온다. 어느 책에서 본 것인데, 우리가 흔히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새로움'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젊었을 때는 경험하는 모든 것이 새롭고 처음 겪는 일이라 행복이나 쾌락을 느끼는 도파민 분비가 왕성한데 반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면서, 새로움 없이 설레는 일도 줄어들고,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naverschool/220998713788


어제 어느 목사님의 녹음된 설교 말씀을 들었다. 그 내용 안에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다. 모 인터뷰에서 70이 넘은 '백건우'씨에게 지금도 피아노 연습을 하냐고 물어봤더니, 하루에 3시간 정도 꾸준히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미 피아노의 대가가 연습을 꾸준히 하는지 물어보니, 그분의 대답이 인상적이어서 목사님께서 인용하신 것이다.


'더 피아노를 새롭게 치기 위해' 연습한다고...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다.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를 꿈꾸지만, 결국 나는 매일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 하루 속에서 나의 삶의 루틴(반복되는 일상)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하는 일도 이미 다 안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더 새롭게 하기 위해 더 공부하고 책을 읽고 글을 써야겠다. 운동도 몰아서 하지 말고, 꾸준히 매일매일 해야겠다. 영어도 마찬가지이고...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 요즘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보았다. 일본의 '스츠키 이치로' 선수이다. 

http://www.mbcsportsplus.com/msp/?mode=view&cate=17&b_idx=99915648#07D0

이 기사에서 눈여겨본 대목이 있다.


'그는 경기 시작 5시간 전에는 경기장에 도착해 늘 같은 방식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타격 연습을 한다. 혹여나 있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더그아웃에 있을 때는 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꾸준히 문지른다. TV를 볼 때는 시력 유지를 위해 선글라스를 낀다. 매일 아침엔 카레를 먹고, 점심으로는 페퍼로니 피자를 먹는다. 이처럼 균등한 식사를 하는 이유는 매일 같은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비시즌에도 특수 제작된 기구를 활용해 매일 세 차례씩 운동한다.'


"난 성공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임의적이고 상대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성공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냐.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분투하는 것은 겉치레일 뿐이다.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치로 스즈키


올 한 해가 가기 전에 '백건우', '이치로'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 기사를 보면서 내 삶을 다시 한번 보게 된 것에 감사하다. 평범한 내 일상에 늘 '새로움'을 주기 위해서 난 꾸준한 일상의 반복(루틴)을 잘 관리할 것이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아침 일기를 쓸 것이다. 헬스장에 가서 목표한 속도로 달리기를 하고, 아침 독서와 영어 학습을 할 것이다. 목표한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업무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에서나 사회 여러 방면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삶을 단순하게 만들고자 한다. 불필요한 모임에는 가지 않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거나 쓸데없이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한다. 인생을 더 가치 있게 의미 있게, 누군가 규정한 성공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늘도 난 꾸준함을 유지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재미'와 '의미'를 찾는 여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