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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Aug 13. 2018

미시감과 기시감

이지훈 님의 '결국 이기는 힘'을 읽고

비즈니스에서 유명한 격언이 있다. '한 발짝이 아닌 반발짝만 앞서가라.'

아직 고객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품의 경우 아무리 그 제품이 훌륭하고 혁신적인 제품이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내용을 '혼 창 통'으로 유명한 이지훈 님의 신작 '결국 이기는 힘'에서도 아래의 내용으로 담고 있다. 


'히트 상품은 미시감(낯선 느낌)과 기시감(이미 본 듯한 느낌)이 모두 필요하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어떤 부분이 온통 미시감으로 도배되어 있다면 소비자는 외면할 것이다. 어딘가에는 친근하고 편한 부분도 있어야 소비자가 다가온다.' (p104)


'히트 메이커스'라는 책이 있다.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새로우면서도 익숙하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이 히트를 친다'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경우를 정말 많이 느낀다. 브랜드는 아무래도 상품을 기획할 때 당장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지만, 해당 부분은 트렌드를 빨리 파악하고 속도감 있게 상품을 준비하면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앞으로 2~3년 정도를 먹고살 수 있는 대박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상품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영리한 상품 기획자일수록, 당장의 트렌드를 맞춰서 많이 팔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여 시장의 반응을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상품 또한 고객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해야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난해한 제품을 기획하거나 디자인하는 경우가 있다. 즉 고객이 아직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품을 기획하여 오히려 그 기회를 놓치는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2014년 공전의 히트작을 만든 N사의 '패트롤 다운'은 겨울 시즌에 스키장 등 주로 야외에서 일하는 패트롤이 입는 겨울 다운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더불어 훌륭한 기능뿐 아니라 닉우스터가 입은 '알래스카 다운'은 이 제품을 패션 아이콘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거의 전 수량이 솔드아웃이 되었다. 그런데 N 사는 늘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되면서 2015년에 '카메라맨 다운'을 전략상품으로 선택한다. 그러면서 카메라맨 프로, 카메라맨 시티, 카메라맨 아웃도어 등 다양한 카메라맨 다운을 준비하게 되는데, 시장은 작년 '패트롤 다운' 유형이 훨씬 더 큰 판매고를 올리게 되고, 후발 주자였던 D사의 제품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오히려 N사의 경우 시장의 기회를 만들어 주고, 그 기회의 열매는 다른 곳에서 얻게 되는 형태를 갖게 되었다.


또한 2015년 새롭게 나온 '카메라맨 다운'의 경우 판매가 준비된 수량에 비해 잘 되지 않아 일부 상품이 재고로 많이 남게 되는데 2016년에 이 제품을 할인가에 내놓았을 때는 단기간에 엄청난 물량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모으게 된다.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우리의 제품이 워스트 상품이었다기보다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기획을 했던 것으로 분석한 적이 있다. 즉 '새로움'을 너무 추구하다가 고객에게 너무 혁신적인 제품만을 선보이는데 집중한 나머지 고객의 눈에 익은 제품 유형에 대해 더 판매할 수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


제품을 기획하던지, 어떤 콘텐츠를 기획하던지, 고객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잘 믹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새로운 기획을 하면서도 고객의 눈높이에서 이해되거나 익숙한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기획의 한 예를 필자가 필자가 속한 브랜드의 사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2017년에 나온 3D + 백팩 사례이다. 이 제품은 해당 시기에 신학기 가방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제품으로 여러 요소가 고객에게 익숙한 기시감과 새로운 요소인 미시감을 적절하게 섞은 좋은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https://youtu.be/FureEg42eUI

2017년 공전의 히트를 했던 N사의 '3D 플러스 백팩

먼저 이 제품 광고의 경우, 당시 인기를 모았던 애플의 유튜브 광고 기법을 차용했다. 즉 2016년부터 진행했던 3D백팩의 광고 느낌은 살리되 애플 유튜브 광고 기법으로 글자 타이밍에 따른 속도감을 새롭게 도입하였다.


https://youtu.be/3aaAZVVIP2s

2016년 N사의 3D 백팩 광고 영상

또한 고객이 이미 인식하는 제품 유형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3D 플러스라는 재미와 의미를 담아 제품을 출시하면서 당시 시장 내에서 가장 다양한 기능과 활용도를 가진 제품이라는 좋은 평가까지 가지게 되었다. 


좋은 프로그램이란 무엇일까? 새로움 속에 의미와 재미를 주는 것이라고 나영석 PD님은 이야기한다.(결국 이기는 힘 P102). 새로움 속에서 고객에게 받아들여지는 재미와 그걸 통해 의미까지 연결된다면 반드시 성공하는 프로그램에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기획에 새로움이 있는가? 고객에게 받아들여지는 재미가 있는가?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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