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현 직장은 꽤나 특별하다.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업무 강도가 엄청 높지 않고 복지는 전혀 없지만
근무시간도 잘 지켜진다.
그렇다고 퇴사를 안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이건 왜 이런 거지?
습관성 퇴사 증후군이다. 또냐
일명 습관성 퇴사하고 싶다. 병
퇴근하고 싶다. 퇴사하고 싶다.
혼잣말처럼 입에 달고 산다.
주말에 나는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다.
일주일치 밀린 가사를 후다닥 한다.
2일로는 나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집안 구석구석 털고 쓸고 닦고
빨래 돌리고, 장보고 , 먹을 거 만들고
쓰레기 내다 버리고 등등
하루 주말 근무라도 껴 있으면
그 주에 나 쉬는 시간이 없다.
엄마는 적당히 해라 뭐 매주 난리냐 하는데
전업이 아니다 보니 평일에 퇴근하고 오면
집안일하기엔 시간도 늦어 엄두도 못 내고
간신히 저녁 먹고 씻고 자면 끝이다.
(나는 늦은 저녁에 가급적 청소기와 세탁기를 안 돌리려는 주의고 밤 10시에 자기 때문에 시간이 늘 없다.)
퇴사하고 싶은 이유는
출퇴근이 길어서 너무 고되고,
바깥에 있는 게 기 빨리고 집에 있고 싶어서다.
그럼 내가 일주일 내내 집에 있는다면?
집안일을 열심히 하겠지
그러나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집안일이 밀리지 않을 거고
2인 가구에서 별로 할 일이 없을 거 같다.
무료하고 심심할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돈 벌어야 하니까
이런저런 수지타산 계산하면
5일을 밖에서 보내고 2일만 쉬는
직장인인 게 적합하다.
겨울에 온풍기 틀어줘 여름에 에어컨 틀어줘
심지어 점심도 맛있게 차려주는데(!)
업무 강도가 엄청 높은 것도 아니고
단지 권태기가 왔다는 이유만으로
퇴사병이 도지는 게 스스로 이해가 안 간다.
하기 싫어도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하다 보면 지나가겠지
이겨내! 버텨!
직장인도 간절히 방학이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