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로 알게 된 내 흥미
나의 결정적인 단점은 시킴당하거나 하기 싫은일을 정말 안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외국어 공부를 참 좋아하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영어 점수가 높지 않았다.
핑계일순 있지만, 문법으로 공부하는 영어는 재미가 너무 없었다.
회화로 사용하는 문법보단 수학 공식처럼 느껴져서 더 그럴지도 모른다.
토익 점수는 그래서 그냥 그저그렇다.
이렇듯 스펙쌓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토익부터가 영 꽝이었다.
대신 아르바이트는 여러가지를 해볼 수 있어서 꽤나 재밌었다.
물론 엄청 길게 한 아르바이트는 없지만 조금조금씩 이것저것 해봤다.
그러면서 나름의 요령이란게 생겼다.
첫 알바는... 쇼핑몰이었다.
근데 숟가락이나 생활용품 같은걸 파는거라... 파는 상품 자체가 재밌지가 않다보니 애정을 느끼거나 큰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이후에는 언니가 쇼핑몰에서 CS중이었는데 언니가 사정상 못하게 되었을때 대타로 들어가서 쇼핑몰 상담, 게시판 관리, 상품 등록 같은걸 했었다.
주얼리 쇼핑몰이라 간간히 내 손이나 목 귀 같은 것도 등장하는 착용샷도 찍었다.
쇼핑몰이 엄청 바쁜곳이 아닌이상 그렇게 힘들지 않은 앉아서 하는 사무직이고 진상이 엄청 있거나 힘든 상담도 없었다. 과자 까먹으면서 라디오 들으며 일했는데 최대 단점은 엄청나게 지루한 거였다.
시간이 정말정말 안가고 반복 업무다보니 지루했다.
이자까야 같은 곳에서도 일해봤다. 술을 안마시는 나에겐 애초에 무리인 업무였는데
사장이 밥시간에도 계속 지켜주지 않은채 일을 시켜서 바로 관뒀다.
그래서 아 나는 밥시간을 존중해주는데서만 일할 수 있구나라는걸 알았다.
커피샵 아르바이트도 해봤다.
문제는 난 커피를 못마시는 사람이었다.
라떼와 모카의 차이를 구분할줄 모르는 커맹이라 레시피를 틀리기 일쑤였고 제휴할인에 회사쪽이었기 때문에 회사 직원할인 등등을 외우는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일주일만에 잘리고 말았다.(처음으로 내가 관둔게 아닌 잘린 알바라 엄청나게 기억에 남는다.)
흥미없는 분야의 알바는 정말 아니구나 깨달아서 그 이후 요식업쪽 알바는 도전하지 않았다.
구청에서 연결해준 과외 아르바이트도 있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센터에서 가르쳐주는 거였는데 초등학생용이다보니 혼자서 수많은 교과목을 다 가르치는 일이었다. 가르치기만 하는게 아니라 급식도 나눠주고 청소도 하는 센터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을 보는게 좀 힘들긴 했지만 보람도 느끼고 애들도 좋아해서 나름 즐겁게 일했다.
헤어질 때 유독 따르던 아이가 편지써주고 우는거에 찡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교토에서 나는 기모노천으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파는 가게에서 일했다.
윗층은 가게 장인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재봉틀을 돌리며 일했고 아랫층에서 손님들에게 물건을 팔았다.
예쁜 물건들 투성이라 너무 즐거웠고 (직원할인이 파격적이라 파는거보다 내가 산게 더 많았다)
관광객인 손님들의 여행의 설렘과 기쁨이 느껴져서 즐거웠고 가게 사람들과도 점심 먹고 티타임이 꼭 있어서 교류하는 즐거움이 상당했다.
가게일을 내 일로 생각하고 열과 성을 다해서 가장 즐겁게 일했다.
한옥마을에서 관광객들에게 한옥안내를 하는 일도 했었다.
중국인들을 대하는게 엄청 힘들긴 했지만 역시나 관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건 즐거운 일이었다.
다만 급여를 최저도 안주고 엄청나게 박한 대우를 당해서 바로 관뒀다.
단기 아르바이트도 이것저것 했는데 그간 했던 개인 아르바이트보단 확실히 큰 곳(대학교나 유명단체)은 체계도 잘 잡혀있었고 대우도 정당했다.
그 밖에 아르바이트가 있었을테지만 기억이 나는건 여기까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나는 몇가지 나에게 맞는 조건을 찾을 수 있었고 짧지만 여러 업주(?)들을 만나고 일해보면서 아 여긴 이런데구만...이런걸 파악하는게 수월했다.
그리고 윗 사람의 대우에 따라 일하는 내 태도나 마음가짐도 달랐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짧게 해서 별로 많은 돈을 번 기억은 없지만 그래도 안한거보단 한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밥시간은 지켜주면서 조금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일본어를 사용할줄 아는 업무에 큰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내 관심분야가 아닌 곳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고역이고 못하는지도 알았다.
내 친구는 고객센터 상담을 아르바이트로 한 경험을 살려서 취업을 했다가 부서를 더 좋은 곳으로 옮겼다.
자격증 스펙쌓는것도 괜찮지만 공모전이나 대외활동 경험이 전무하다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보고 경험을 해보는 것도 의외로 직업을 찾는데 도움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