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취업일기

신입사원의 1주일

월화수목금금금

by Hima

출근 날짜를 미룬 덕분에 20여일을 출근전까지 원없이 펑펑 놀았다.

할거 다 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첫 출근한 날, 솔직하게 엄청나게 불안했다.

(너무 심하게 뒤로 미뤄서 갔더니 완전 나를 잊으셔서 누구시냐고 하면 어쩌나 입사 취소가 된거면 어쩌나 등)

별 잡 생각을 다하며 첫 날 출근 시간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


그때의 당혹감이란...(첫 날이라 한 30분 일찍 갔었음)

모든 분들이 휴가를 가신 줄 알았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꽤 회사가 유동적인 시스템이라 대부분의 경우 퇴근을 늦게하면 출근도 늦게하시는편이었다.

아무튼 오랜 기다림 끝에 한분 두분씩 오시는데 입구에서 뻘하게 서있던 나는 인사를 했고

그분들은 전혀 모르는 내 인사를 다 받아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한 분이 "면접보러 오셨어요??"라고 하신걸로 보아,

그간 면접자가 워낙 많아서 다들 그러려니 한거같다.

회의실에서 기다리다보니 직속 상사가 오셔서 같이 카페에 가서 또 업무 전 대화를 나눴다.


첫 날 내가 한건 자리 안내받고 pc세팅, 그리고 회사 분들에게 돌면서 인사드리기

그리고 회사 계정으로 메일 만들기

점심시간에 밥 같이 먹으며 사람들 알아가기 정도였다.


둘째 날부터 해야할 일 조금씩과 연락망이 업데이트 되어(내가 들어와서) 회사 분들 외우고,

재직증명서를 받고 급여통장 발급 신청을 했고


셋째 날은 적정량의 업무 배우기

넷째 날도 동일

다섯 째 날은 회사와 업계 공부였다.


회사가 엄청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출근 시간을 그렇게 30분 전 도착을 목표로 하진 않았고

(그러나 퇴근시간도 정해진것이 아니라 자유롭다는....)

다행히 텃세를 부리거나 눈치를 주는 사람도 없고 대체로 물어보면 기본적인 일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셨다.


내가 느낀 회사의 느낌은 '자기 할 일 제대로 하자'였다.

출근시간 퇴근시간이 완전 칼 같지는 않지만 업무 시간 내에 자기 할당량의 일만 한다면 그 안에서는 꽤 자유로운 편이었는데

난 신입이다보니 좀 빠릿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거의 자리를 안뜨고 앉아있었더니

대표님이 와서 "계속 앉아있음 엉덩이에 곰팡이 핀다"라고 하셔서 이젠 너무 오래 앉아서 허리가 아프거나 하면 조금 걸었다가 다시 앉곤 한다.


첫 날 나름 긴장해서 렌즈를 끼고 갔더니 오후부터 급격하게 눈이 피로해졌더니

상사분이 왜케 피곤해보이냐고 하셔서

"음...렌즈 껴서 눈아파요"하니 그럴 필요없다고 안경쓰고 편하게 다니라고 하셔서

둘째 날 부터는 아주아주 편하게 안경을 썼다.


그리고 배고프면 그냥 간식 먹으면서 일하고, 이어폰 끼고 노래 들으면서 일하고...

회의는 많은 편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모여서 회의를 하는 분위기였다.


그치만 나는 첫 날이 가장, 정말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회사에서 누가 괴롭힌건 아니지만 다들 잘해주셔도 그냥 여러가지로 내가 적응이 힘이 들었다.)

다음날 눈이 퉁퉁 부어서 매우매우 심난한 마음으로 출근했다.

오히려 둘째날부터는 개운하게 잘 다녔지만


수요일쯤부터 이제 몸이 힘이 들기 시작했는데(이날 엄청 졸림)

목요일에 출근해보니 책상에 커피가 놓여져 있어서 아... 내가 이쯤 피곤할걸 짐작하셨구나ㅋㅋㅋ

모두가 똑같구나...ㅋㅋㅋㅋㅋㅋ


익숙치 않다보니 업무에서 실수도 물론 있어서 상사께 죄송하다 하니

"신입을 가르치는게 자신의 일이다"라는 명언을 듣고(!)

오히려 혼나는거보다 효과적으로 아 내가 진짜 좀 잘해야 겠구나라고 느꼈다.


첫 날은 퇴근시간을 알려주셨는데("퇴근하세요~")

둘째 날부터는 내가 업무가 끝나면 가서 퇴근해도 되냐고 여쭤보고

"자기 할 일 다했으면 퇴근이야"라는 말을 듣고 그날부터는 그렇게 퇴근을 했다.

아무래도 신입은 일이 그닥 많이 않아서 한주는 무리없이 정시 퇴근을 했다.


금요일이 되자 모두들 칼퇴를 목표로 아주 기뻐했는데

신기하게도 일주일도 안된 나도 그랬다 ㅋㅋㅋㅋㅋ

어쩌면 가장 의욕이 많은 날이 금요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첫 시작이 너무 안좋았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주위에 알리는 것도 참 조심스러워서 자제했었는데 결국 다 밝혀지고(?) 모두의 부담스러울정도 과한 축하를 받았다.

친구들 중 가장 오랫동안 취업을 못했던만큼 내가 안쓰러웠던지 취업선물들을 받았는데

그래서 더 부담되면서 고맙지만 왠지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오래 다녀야만 할거 같고

기쁘면서도 복잡미묘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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