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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맥스 Mar 20. 2024

워킹맘은 이렇게 아이를 죽인다 1

우리는 피아노 연주가 끝난 후 환호를 위해서 피아노를 치는가
아니면
피아노 연주가 끝을 향해 가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피아노를 치는가?


K맘은 위대하다

지금까지 사교육의 필요성 또는 효용에 대해서 연재를 채웠다. 

나는 사교육을 옹호한다. 그리고 사교육의 또 다른 지원군인 K맘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진정 아이사랑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케이스가 해피엔딩은 아니다. 

사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사교육도 교육이다. 

자녀에게 맞지 않는 교육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워킹맘들의 어려 케이스를 보면서 그들 마음 이면에 갖고 있는 마인드셋 mindset에 대해서, 그리고 행동들에 대해서 추정해 본다.  



한국의  K 워킹맘은 애국자 

일단 아이를 낳아서 맘이 되었다는 것으로 이미 안중근 윤봉길에 비견되는 애국자 반열에 올랐다. 

한국 출산율 0.7 이하... 극악이다... 이렇게 50년 가면 한국 중위 연령이 65세라는 추정이다.....

그럼에도 최소한 0.7을 만든 분들이 지금의 한국 워킹맘들이다.

이들에게는 찬사와 경배가 무조건 뒤따라야 한다. 

리스펙 한국 워킹맘. 


나는 직장상사인가 엄마인가?

워킹맘의 이중적 지위 - 엄마이면서 직장인, 맘이면서 회사원인-는 아이양육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즉, 엄마이면서 직장인이기 때문에, 아이를 엄마로서 대하기도 하고 직장상사로서 대하기도 하는 마인드셋이 있다. 

엄마는 무조건적인 존재다. 모든 것이 용서되고 이해되고 사랑되는 존재다

그러나 직장상사는 다르다.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벌하는 신상필벌의 아이디를 갖는다.

이런 이중적 지위는 아이가 기관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유치원 학교 학원에 다닐수록 아이는 아이이면서 직장부하의 위치에도 놓이게 된다. 즉 평가의 영역에 강하게 들어가고 회사에서 했던 평가의 본능은 집에서도, 아이에게도 과감하게 발휘된다. 아이는 평가받는다, 다면평가, 성과평가, KPI평가처럼 다양하게 엄마들이 직장에서 받는 평가의 마인드 그대로.... 

 


가족은 팀, 아이교육은 프로젝트, 입시는 타스크  

이런 직장인으로 훈련된 마인드 셋은 가족 관계에도 투영된다.

그래서 가족은 회사의 팀으로, 

아이교육은 부부의 프로젝트로, 

아이의 입시는 핵심타스크로 규정된다. 

그래서, 아이의 입시(자사고 특목고 입학이나 스카이 진학이나 메디컬 입학이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핵심 타스크로, 이 프로젝트에 팀원들이 팀플을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엄마는 엄마의 역할을, 

아빠는 아빠의 역할을, 

그리고 아이는 아이의 역할을

만일 누군가가 팀플에 구멍을 낸다면 그건 용납되기 어렵다. 


 

나의 선악의 구분이 아이의 선악을 만든다면.... 

회사의 방식이 가족에 은연중에 적용된다면, 

그리고 그 방식이 잘 돌아간다면 크게 무리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성과(성과가 매우 중요하다. 회사에서도 가족에서도)가 좋지 않으면, 

성과자체, 프로젝트의 실패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다. 

그러나 가족에서 아이는 한명일 가능성이 높고, 인생은 한 번이다. 

이 아이를 위해서도 내 평판과 자존을 위해서도 양육프로젝트는 실패해서는 안된다.

실패해서는 안 되는 것이 실패하면, 좌절을 넘어, 정의의 판단의 영역으로 이르게 된다.

즉 선과악의 기준으로 변질된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학교에서도 잘하고, 입시결과도 좋으면 선이 되고, 

만일 반대라면 그 자체가 악이 된다. 악.....

이런 선악의 기준과 구분은 아이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단지 학교 내신등급이 4등급 이하이고

학원에서 결과가 안 좋을 뿐이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나는 선이 아니라 악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엄마의 선악의 기준이 아이를 선과 악으로 나누게 된다. 


워킹맘은 힘들다;;;;

실제 워킹맘은 힘들다.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회사일에 집안일에 육아에, 교육에...

요즘 교육, 입시는 좀 복잡한가. 수시에 정시에 학종에 교과에....

무슨 수행은 그리 많고, 무슨 학원은 저리도 많은지.... 

수백씩 보내는 학원비도 아깝지만, 좋은 학교 학원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내가 워킹맘이 아니었다면, 좀 더 잘 챙겨주고 지원해 줄 텐데 하는 죄책감은 그냥 워킹맘의 덤이다. 


내 기대가 아이의 좌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워킹맘은 힘들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위안한다.

실제 최선을 다하는 셈이다. 

그러나 만일 결과가 좋지 못해서, 

아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그것이 엄마의 좌절이 된다면 거기서 그쳐야 한다. 

그것이 아이의 좌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언제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워킹맘의 워킹, 즉 회사인의 본능은 내려놓고 맘의 자리로 돌아올 때이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격려 그리고 사랑. 



정서 공부력 자존감 분노 불만 

요즘 초등6학년이면 수학 고1 상하를 선행한다

중학교 3학년 영어는 끝나있고 중학 물화생지는 한 바퀴 다 돈다. 

공부 좀 시킨다는 곳들은 이 정도가 기본이다.

신기하게 그리고 다들 잘들한다.

그러나, 그러나, 이 어린아이들이 이 많은 것을 하려면, 

얼마나 큰 스트레스와 불안에 놓여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당연하거나, 옆집 누구보다 선행이 늦었다고 탄식해서는 안된다. 


만일 그 불안이 적절하게 다스려지지 못한다면 불안은 불만으로, 불만은 좌절로 순식간에 바뀐다. 

그래서 간혹 공부는 잘한다고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에도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하면서 불안 불안한 아이들을 보게 된다.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지, 이해가 필요하다. 

워킹맘이 아니라 완전맘으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가 핵심타스크를 잘하고 있는지, 

우리의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전에

아이가 용기를 가지고 다음 성장의 계단을 도전할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 


많은 엄마들이 공부는 지적영역으로 이해한다. 

일부는 맞다. 그러나 그전에 정서의 영역이 먼저다. 

불안한데 공부를 잘하는 건 흔들리는 공위에서 중심을 잘 잡는 것과 같이 어렵다. 

불만이 분노로 넘어가기 전에 지지와 이해를 해줄 때 공부력은 길러진다. 

그리고 그 공부력이 진짜 실력이다. 

아이들이 다음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곁에서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있지만 그 다리를 엄마들이 대신 건너줄 수는 없다. 

아이가 첫걸음을 떼었을때 박수치며 환호했던 것처럼, 

그들의 모든 작은 첫걸음에 환호와 박수가 있기를 신이시여 워킹맘에게 허락하소서.


우리가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들릴 환호만을 위해서 피아노를 치고 있다면

우리는 내내 불안하고 초조하고 불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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